盧씨 부정축재 사건-財界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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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재계는 동부.진로그룹 다음 순서는 누가 될지 초긴장 상태에서각자의 정보망을 완전 가동,수사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술렁이는 분위기다.상위 6개 그룹 총수의 소환이 알려지자 다른 상위권 대기업들도 어쨌든 한 차례의 조사는 불가 피하다고 보고법률자문과 수사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은 7일 경남 사천공장에서 열린 F-16 전투기 생산 기념식에 불참.
삼성 관계자는 李회장이 사법기관 출두가 처음이어서 긴장은 되지만 6공때 이권.특혜등을 받은적이 없어 큰 걱정은 없다고 전언. …현대그룹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대선전 정치자금을 주었다고 밝힌 바 있어 재확인 차원이라도 소환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이미 판단.
鄭명예회장의 소환 소식에 종합기획실을 중심으로 부산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대선자금과 관련,폭풍을 벌써 겪었기 때문에큰 일 있겠느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대두.
…대우그룹은 수사 상황을 시시각각 폴란드에 있는 김우중(金宇中)회장에게 전하며 대책을 숙의하다 소환 소식에 아연 긴장하며급보를 전달.대우는 14일 폴란드 자동차업체인 FSO사와의 인수계약을 맺기로 돼있어 현지 사정에 따라 金회장 의 귀국날짜가조정될 것이라고 언급.
…LG그룹은 실명전환이나 이권사업등의 연관 정도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있으나 만일의 돌발사태에 주의.LG는 6공때 전경련(全經聯)회장으로 재임했던 구자경(具滋暻)명예회장이 소환에 응해 출두키로 결정하고 예상질문에 대한 응답도준비. …최종현(崔鍾賢)선경그룹회장은 이날 정례 사장단 회의를주재하고 경제5단체 주최의 노동부장관 초청행사에도 참석.선경은수차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만일 盧씨와의 연계가 조금이라도 밝혀지면 치명타를 받기 때문에 핵심인사 중심으로 소명 자료 준비에 만전.
…盧씨 부정축재 사건과 관련, 검찰의 소환요청을 받은 최원석(崔元碩)동아그룹 회장이 7일 오후 9시30분 캐세이퍼시픽 416편으로 급거귀국.
지난달 20일 리비아 대수로 공사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로 출국했던 崔회장은 오는 10일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위해 만든 현지 합작회사와 업무협의를 가진뒤 이달 중순께 귀국할예정이었다.
동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崔회장이 검찰의 요청대로 8일 오전출두할 것』이라며 『항간에 거론되고 있는 원전비리 문제는 이미사법처리가 끝난 만큼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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