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만나는 피카소 판화-30일까지 환기미술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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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피카소가 남부 프랑스에 정착한뒤 새롭게 시도했던 리놀륨판화작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전시가 환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미술관에서 5일까지 선보였던 「피카소 도화전」에 이어 열리는 이번 「피카소 판화전」은 피카소가 말기에 제작했던 리놀륨판화 전 작품이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전시.
스페인 마드리드와 프랑스 파리,그리고 프랑스 남부 안티브등 세곳에 피카소미술관이 있는데 이 가운데 안티브 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의 리놀륨판화 96점을 빌려 전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여러 화랑에서 피카소의 도자기전이나 포스터전등을 열었지만 이처럼 피카소미술관의 전체 판화컬렉션이 한꺼번에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판화작업은 피카소 일생에서 몇단계의 과정을 거쳐 발전돼왔다.초기부터 해오던 목판화.석판화등 전통적 방식의판화는 48년에 일단 그만두었다.그러다가 남부 프랑스에 정착한55년부터 다시 판화작업을 시작했다.이때 선보 인 것이 바로 리놀륨판화다.
리놀륨판화는 목판화 기법과 유사한 부조판화.19세기말에 처음나온 리놀륨판화는 한판에 한색씩만 찍을 수 있는 다판다색 기법이다.때문에 찍을 때마다 색과 형태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부정확한 것이 단점이었다.
피카소는 연구끝에 이같은 불편을 개선해 58년 처음으로 한판의 조각으로 다색의 판화를 찍어내는데 성공했다.이 기법은 한개의 판을 단계적으로 조각해가며 찍어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피카소가 독창적으로 개발한이 리놀륨판화 기법이다.
56년부터 68년까지 80세 전후 10여년 동안 찍은 작품이모두 선보이는데 58년을 기점으로 생겨난 기법의 변화등을 눈여겨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모자를 쓴 여인상』이나 『수박이 있는 정물』등이 모두 이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피카소의 대표작들이다.
이밖에도 평소 즐겨 그리던 『풀밭에서의 점심』등 유명작가들의작품을 차용한 것과 「투우」장면,인물상이 다채롭게 표현돼있다.
1층 전시실에서는 투우,흥겨운 잔치,정물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걸려있다.3층은 인물상을 중심으로 전시가 펼쳐진다.
이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391-7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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