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미각산책>일본 야키토리 전문음식점 야키토리혼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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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으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이번 주부터 「세계의 미각산책」코너를 마련했다.찾아가 볼 만한 세계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편집자註] 나는 서울에 근무한지 1년7개월째 접어든 후쿠오카(福岡)현 지방공무원이다.
한국 근무 덕분에 한국음식도 아주 좋아하게 돼 집에서 김치는빼놓을 수 없는 반찬으로 즐겨 먹고 있다.
한국 음식이 익숙해진 반면에 어쩌다 본국으로 일시 귀국하면 반드시 찾아가는 식당이 하나 있다.
후쿠오카현 노가타(直方)시에 있는 「야키토리혼진(やきとり本陣)」이라는 야키토리 전문음식점이 나의 단골집이다.야키토리는 닭고기.야채.육류.어류 등을 먹기 적당한 크기로 썬 뒤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구운 요리다.
현청 직원이 된 81년부터 야키토리혼진은 내가 즐겨 찾는 음식집이다.당시 말단 현청 직원으로 월급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던 나는 싸고 맛있는 집을 주로 찾아다니다 이곳을 발견했다.야키토리혼진은 또 나의 아내와 교제하던 무렵부터 다니던 곳.
우리 가정의 역사와 함께하는 단골집인 이곳은 찾아갈 때마다 남다른 추억의 상념에 젖게 된다.
오랫동안 야키토리 요리집을 다닌 나는 꼬치구이집을 판단하는 남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나는 꼬치구이집의 맛을 평가할 때는 돼지고기 안심 꼬치구이인「부타바라(豚バラ)」를 주문해 먹어본다.부타바라는 꼬치구이중에서 가격이 제일 싸면서도 굽기가 쉽지 않은 메뉴다.우선 돼지고기의 두께는 너무 얇거나 두껍지 않아야 한다.고 기가 너무 얇으면 구웠을 때 바삭바삭해져 버리고 반대로 너무 두꺼워도 고기가 속까지 잘 익지 않기 때문이다.대개 부타바라의 맛이 수준급이라면 그 집의 다른 꼬치요리도 맛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게다가 소금이나 양념의 양,고기와 함께 나오는 양배추의 신선도,향신료와 고기를 숯불로 굽느냐 여부 등도 꼬치구이의 맛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같은 기준으로 지금까지 다녀본 꼬치구이집 중에서 야키토리혼진은 최상의 맛을 제공하는 꼬치구이집이다.야키토리혼진은 또 일품인 요리 맛에다 대화의 공간이라는 분위기로도 그만이다.실내가너무 넓지도 비좁지도 않은 이곳은 자연스럽게 주 인장이나 옆자리 손님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손님에게 제공해주고 있다.야키토리혼진은 일요일은 휴무이며 영업시간은 오후6시부터 시작된다.
찾아가는 길은 일본 JR철도로 노가타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거리.전화번호는 9492-4-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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