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自 주식 대량 매입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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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현대그룹이 기아자동차 지분율을 삼성그룹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계열 금융회사들을 동원해 기아자동차 주식 매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통해 기아자동차 주식75만주를 사들였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현대그룹의 기아자동차 지분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0%로 78만주 정도다.
이에 대해 현대측 관계자는 25일 『지분율을 삼성그룹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아자동차 주식을 사고 있다』면서 그 규모에대해서는 『75만주보다는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도 『현대그룹이 최근 기아차 주식을 200만주 정도 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삼성그룹과의 균형유지를 위해 매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의를 제기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 현대그룹의 주식매입에 반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6월15일 현재 삼성생명 등 계열사에서 기아자동차 주식 450만주(6.1%)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특별한 지분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이러한 기아차 주식 매집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현대증권 상품운용 담당자도 『상품주식으로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 주식은 20만주 정도』라며 특별히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 하고 있다.
지난 4월24일 1만800원에서 지난 13일 2만원까지 올랐던 기아자동차주식은 지난 16일 기아자동차 한승준(韓丞濬)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우호적인 지분이 50%를 넘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히자 1만8,400원 까지 조정을받았으나 최근 다시 강세로 돌아서 25일 전일대비 500원 오른 1만9,300원에 마감됐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측에서는 『신차 판매의 호조로 매출액이 30% 늘어나고 경상이익도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주가가 호조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증권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를 둘러싼 지분경쟁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있다. 한 M&A전문가는 『현대가 기아차 지분율을 높인다면 이는 경영권확보보다 삼성의 기아 매수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M&A에서 영원한 우방이란 없는 만큼 기아자동차의 앞날은 실적회복을 통한 자생력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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