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래축제 나흘간 25만 인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제14회 고래축제 거리퍼레이드에서 장생포 주민들이 대형 모형고래를 앞세우고 시가지를 행진하고 있다. [남구청 제공]

제14회 울산고래축제가 나흘간 25만명(축제추진위 추산)의 관람객을 모으는 등 성황 속에 18일 막을 내렸다. 포경 재개를 둘러싼 남구청·어민과 환경단체간의 뜨거운 공방 속에 열린 ‘한·일고래맛자랑’에 특히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모노세키·오사카에서 온 일본고래식문화보존회 회원들과 장생포 상인회원들은 고래고기 부각·고래초밥·고래탕수육·고래스키야키·고래다다끼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고래축제를 방문한 오니시 무추코 일본고래식문화보존회 회장은 “지난 해보다 축제 규모가 커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일식은 고래 이외에 다양한 부재료를 활용하는 반면 한식은 고래고기 본연의 맛에 치중하는 게 다른것 같다”고 말했다.

장생포 해양공원의 축제장 구성도 호평을 받았다. 행사장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U자형 대열로 체험부스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한 눈에 축제 내용을 살필 수 있었다. 행사장과 먹거리장터 사이의 조명 설치물과 흙체험장도 예년의 썰렁한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한 몫 했다.

국제적인 관심도 끌었다. 16일 고래연구소에서 열린 국제고래문화 교류 리셉션에는 이쿠마 기요시 일본 부영사, 발레리 에몰로프 러시아 영사, 중국 요양시 의원단이 참가해 고래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노르웨이·베트남에서도 고래문화 교류에 관심을 보이며 내년 축제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보완해야할 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규모를 넓힌 체험부스는 칼라믹스 등 유아용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고, 빈약한 짚 공예관은 ‘전시공간 떼우기용’이라는 빈축을 샀다. 산발적인 퍼포먼스 상당부분은 다른 지역축제에서도 흔한 내용이었다. 초청국 고래문화 홍보부스에는 관광용 팸플릿만 비치돼 있었다.

김진규 고래축제추진위원장은 “전국적 관심을 모으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축제 의미의 이슈화와 획기적인 축제 아이템 개발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