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국가 쿠바 영화가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다.
다음달 개봉예정인 『딸기와 초콜릿』(사진)은 카스트로의 장기집권으로 대변되는 쿠바사회와 문화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저에 반체제적인 정서가 흐르고 있는 이 영화가 어떻게 쿠바에서 상영될 수 있었을까란 의문은 연출을 맡은 토머스 구티에레스 아레아감독이란 인물이 풀어준다.
올해 67세인 아레아감독은 젊었을 때 카스트로의 절친한 혁명동지였다.그러나 혁명정신의 변질에 분개,반카스트로노선의 작품을만들어왔다.중남미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그는 국제적인 인지도와 쿠바내에서의 인기로 카스트로조차 검열의 잣대 를 맘껏 휘두를 수 없는 인물.
『딸기와 초콜릿』은 먼저 쿠바에서는 남자가 함부로 딸기아이스크림을 시켜먹으면 안된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준다.딸기아이스크림을 먹는 남자는 곧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남자는 초콜릿,여자는 딸기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사실에 착안한제목은 이 영화가 곧 동성애를 소재로 한다는 점을 암시한다.
동성애를 매개로 인간의 자유.예술의 의미등을 되돌아보게 하는『딸기와 초콜릿』은 93년 신라틴아메리카영화제에서 작품상등 8개부문을 석권했으며 94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 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