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장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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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9일 노인 요양시설인 경주 ‘명화의 집’에서 열린 장수 어르신 축하 행사. 주인공 이갑출 할머니는 110세로 경북 최고령이다. 김영일 경북도 정무부지사(뒷줄 맨왼쪽)가 장수를 기원하며 자리를 마련했다. [경북도 제공]

“적게 먹는 등 절제된 식생활을 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낙천적인 편이다.”

경북지역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이 밝힌 장수 비결이다.

경북도가 지난달 지역 100세 이상 노인 146명(여자 123명, 남자 23명)의 건강과 생활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 장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절제된 식생활 습관’이라는 응답이 54명(37.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2명(21.9%)이 ‘규칙적인 생활’을 들었고, ‘낙천적 성격’은 28명(19.2%), ‘원만한 가족생활’ 16명(10.9%), ‘장수 집안 등 유전적 특성’ 8명(5.5%) 등의 순이었다.

평소 건강관리는 ‘특별한 게 없다’가 78명(53.4%)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규칙적인 생활’이 35명(24.0%), ‘식사 조절’ 19명(13.0%) 순이고 ‘운동’이라고 답한 노인은 8명에 그쳤다. 이들은 흡연과 음주는 ‘전혀 안한다’가 각각 105명(71.9%), 107명(73.3%)을 차지해 절대적이었다.

장수 노인들의 식습관은 ‘싱거운 음식’이 88명(60.3%)으로 가장 많았고, ‘보통’ 26명(17.8%), ‘맵고 짠 음식’ 19명(13.0%) 등의 순이었다. 좋아하는 식품은 채소·된장·김치·생선·육륙·과일·우유 등의 순이었다. 수면 시간은 ‘8시간 이상’이 91명(62.3%)으로 가장 많았으며 ‘9시간 이상’도 35명(23.9%)이나 됐다.

사고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긍정적’(65.1%) ‘낙천적’(26.7%)이라고 대부분 답한 반면 ‘부정적’은 8.2%에 그쳤다. 대인관계는 ‘그저 그렇다’(42.8%) ‘원만하다’(39.3%) 등으로 나타나 대부분 모가 나지 않은 편이었다.

부부관계 시기에 대해서는 ‘60세까지’가 78명(85.7%)으로 월등히 많았고 ‘75세 이상’이라고 답한 노인도 2명이나 됐다. 이는 배우자의 사망 시기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장수 노인 중 이혼한 부부는 1명에 그쳤다. 반면 배우자와 사별한 부부는 144명이나 돼 대부분 평생을 반려자와 같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별한 뒤에도 대부분(139명) 혼자 살았다.

◇경북의 100세 이상 노인은=2007년에 비해 22명이 늘었다. 100∼105세가 129명(88.3%)이며 106∼110세가 17명이다. 최고령은 여자 110세에 남자 106세. 혈액형은 A형이 39명(26.7%)으로 가장 많았고 B·O·AB형 순이었다. 이들은 상당수(95명, 65%)가 종교를 갖고 있었으며, 불교가 56명(58.9%)으로 가장 많았다. 시·군별로는 경주시가 22명으로 가장 많고 포항(19명)·영주(16)·안동시(13) 순이며, 군 지역은 예천군(10)이 가장 많았다.

경북도 정석권 노인복지과장은 “이번 조사는 노인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장수 노인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직접 장수 노인을 찾아갔다”며 “앞으로 장수마을 선정과 무병 장수에 도움이 될 유용한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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