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미국 자산담보증권 시장 急팽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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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근래 들어 미국의 담보부증권시장에 판도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다.담보부증권이란 대출이나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된 증권으로 부동산담보증권(mortgage-backed security)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담보부증권은 금융의 증권화 추세가 진전되면서 시장규모가 계속 확대되어 왔다.그런데 담보부증권의 대명사처럼 되어 왔던 부동산담보증권시장이 시들해지고 있는 반면 자산담보증권(asset-backed security)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등 시장내부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담보증권은 금융기관이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합,규격화하고 이를 근거로 새로이 발행한 증권으로서 대출기간의 장기화에 따른유동성 제약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담보부증권시장을 주도해 왔었다.
한편 자산담보증권은 카드매출채권.자동차매출채권 등 주로 동산적 성격을 갖는 채권을 담보로 발행되는 증권으로 그 성격상 부동산담보증권에 비해 만기가 짧고 가격변동성도 작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장점을 무기로 지난해 이후 자산담보증권시장이 부동산담보증권시장을 잠식해 가면서 시장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대해 왔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시장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올 3.4분기중 부동산담보증권은 전년 동분기에 비해 40%나감소한 147억달러 발행에 그친 반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자산담보증권은 전년동기대비 29% 늘어난 271억달러의 발행실적을기록하는 등 최근의 담보부증권 발행실적을 보면 시장상황의 변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최근 자산담보증권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데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경기호황으로 소비자들의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지출이 크게늘어나면서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자동차관련 대출도 증가함에 따라매출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담보증권의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로 한 증권발행은 올해 3.4분기중 발행된 전체 자산담보증권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왕성한 성장세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채권을 근거로 한 자산담보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자산담보증권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경기호황으로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대출채권의 유동화 욕구가 높아지는 한편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은행들이 자산담보증권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흔하진 않지만 사적인 대출채권을 근거로 자산담보증권이 발행되는 사례도 생기는 등 담보부증권의 대상이 다양화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진전될 것으로 보이며,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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