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병의원 이탈 민자 탈당 도미노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박준병(朴俊炳.보은-옥천-영동)의원이 민자당 탈당을 선언하던14일 오전8시.같은 충북의 민자당 신경식(辛卿植.청원)의원은카폰조차 닿지 않는 지역구내의 오지를 돌고 있었다.조기축구회에서의 시축(始蹴),경로당 방문,면사무소 순방등 하루 15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이었다.
박의원 지역구에서 150리 떨어진 음성-진천의 민태구(閔泰求)의원.13일밤 귀향해 14일 하룻동안 음성과 진천을 네차례 오가며 지역구를 다졌다.
박준병의원 탈당이 민자당의 중부권 의원들에게 회오리를 몰고오고 있다.충북권의 민자당 의원들은 이날 상당수가 지역구로 달려갔다.국정감사를 끝내고 하루쯤 쉴만도 한데 그렇지 못했다.『쉬더라도 지역구에서 쉬어야 마음이 편하다(신의원)』 고들 말한다.박의원의 자민련 가세로 충북의 현역의원 분포는 6(민자)대 2(자민련)에서 5대 3으로 조정됐다.일단 민자당의 충청 방어선이 무너질 형편이다.영동에서 당진까지 이어지는 충청 방어선은박의원 탈당으로 남부 거점이 위태로워 졌다.대전,충남.북지역 몇몇 현역의원의 탈당설이 재등장하고 있다.S,M,H,N등 그간이름이 나왔던 의원들이다.굴뚝에 다시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모양새다.자민련 조부영(趙富英)사무총장은 14일 『충청권 정서에보탬이 된다』며 바람을 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자당의 우려는 박의원 탈당이 충청권 뿐만아니라 대구.경북등TK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대구와 경북북부등지에서 친공화당 정서와 구민정계 정치인간의 결합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자민련 유수호(劉守鎬)의원의 정계은퇴 선언후 고개를 숙이던 반민자 정서가 다시 강화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민자당은 일단박의원을 「도덕과 신의가 없는 정치인」으로 맹비난했다.손학규(孫鶴圭)대변인이 직접 나서 『잠시 살기 위해 당당하 지 못한 처신을 한 소신없는 정치인』으로 매도했다.흠집을 들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비판의 맥락에는 강경대응의 방침도 읽힌다.「당근과 채찍」중 채찍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탈당의원에 대해서는 당선가능한 사람을 내 응징하겠다』고 말한것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