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씨 뭐하고 지내나-5.18강풍속 골프즐기며 활동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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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측근 20여명과 수도권 J골프장을 찾았다.운전기사까지 합쳐 수십명이 함께 움직이면서 꽤 떠들썩했다고 한다.이날 서울시민들은 검찰의 5.18 불기소를 둘러싸고 학생들의 시위로 최루탄과 교통지■ 을 겪었다.
전 전대통령은 지난3일에도 측근들과 다른 골프장을 찾아 연휴를 만끽했다.5.18 강풍속에서 「주 1회 골프」의 습관을 오히려 2회로 늘린 것이다.8일에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과 함께 육사 연병장에서 열린 육사졸업 40주년 기념행 사에 참석했다.9일은 아웅산참사 12주년 추도식에 갔다.거의 하루 하나꼴의 외부일정이다.
전 전대통령은 자서전도 집필중이다.아들 재국(在國)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출판될 이 자서전은 12.12이후 권좌에서 체험한 얘기도 소상히 기술될 것으로 알려졌다.부인 이순자(李順子)씨도 별도의 자서전을 준비중이다.한 측근은 『두 분은 상대의책 내용에 대해 물어보지도 상의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짜맞추기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 전대통령이 「발」이 활발하다면 노 전대통령은 「말」이 활발하다.그는 육사 행사 참석직전인 5일 고교동문 친목모임인 경신회 행사에 참석했다.경신회는 「경북고 내의 하나회」로 불릴만큼 출세한 사람이 많다.TK인맥의 핵심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그는 이날 모임에서 설화(舌禍)를 자초했다.노 전대통령은 낙향설도 있다.장남인 노재헌(盧載憲)민자당대구동을 위원장이 10일 이를 부인했지만 낙향설은 여전하다.노 전대통령이 혹 낙향해도 이를 귀거래사(歸去來辭)로 볼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노 전대통령도 자서전 집필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이 5.18의 강풍 속에서도 언행이 활발하자 말도 많고 해석도 구구하다.전 전대통령의 동서인 김상구(金相球)의원같은 사람은 『64세(全),63세(盧)에 불과한 나이』를 들어 설명하려 하나 역부족이다.
시중에는 『자중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바깥 나들이가 늘고 있다』며 고깝게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정당간에 원조(元祖)보수 논쟁이 불붙는등 일련의 보수기류에 고무됐다는 해석도 있다.연희동 주변에서는 『총선 때에는 여야 지도부가 오히려 전직 대통령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심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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