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100번째 연애편지 받으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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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보다 볼거리를 우선으로 하는 많은 가요 프로그램 사이에서 라이브 음악만으로 승부해 눈에 도드라지는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금 밤 12시10분)가 4월 16일 100회를 맞는다.

23일 100회 특집 공개방송 녹화에 앞서 만난 진행자 윤도현은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전 프로그램인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진행했던) 가수 이소라씨의 색깔이 워낙 분명해 처음 이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부담이 컸다"면서 "첫 녹화 때 너무 긴장해 게스트로 나온 신승훈씨가 MC처럼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나는 군인방송하듯 버벅거렸다"고 말했다.

실력있는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와 토크라는 기본 구성은 그대로 가면서도 이소라의 색깔을 털어내고 '러브레터'를 러브레터답게 만들 수 있었던 데는 개그맨 김제동의 공이 작지 않다. 비록 짧지만 '리플해주세요'라는 인터넷 리플을 소재로 한 이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올라와 맘속에서 '칼날'만 갈고 있던 김제동은 녹화 전 방청객 분위기를 띄우는 사전MC, 일명 바람잡이로 5회부터 '러브레터'에 합류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리플해주세요' 단독코너를 맡게 됐고, 여기서 특유의 입담을 인정받아 지금은 섭외 1순위 진행자로 위상이 달라졌다.

김제동은 "(나를 발탁해 준) 도현이형에게 평생 갚아도 못 갚을 은혜를 졌다"면서 "연예기획사와 계약할 때 내건 유일한 조건이 '러브레터'만큼은 협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신 몸'이 됐지만 '러브레터'가 계속되는 한 김제동의 '리플해주세요'도 계속된다는 말이다.

100회 특집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영화배우 전도연을 비롯해 김동률.이적.박정현.김진표.신승훈.김선경 등이 출연했다. 이날의 대미는 윤도현과 김제동이 듀엣으로 부른 김광석의 '일어나'. 이 곡은 김제동이 가사를 외우는 유일한 노래다.

한편 윤도현은 윤밴(윤도현밴드)의 유럽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4월 1일 40일간의 일정으로 영국 여행을 떠난다. 이를 위해 요즘 많게는 하루에도 두번씩 '러브레터'를 녹화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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