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성화봉 마지막 544m 오르는 데 6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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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림픽 성화가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에서도 타올랐다.

티베트인 니마츠런(尼瑪次仁)이 이끄는 19명의 정상 등반대는 8일 오전 3시 해발 8300m의 돌격기지를 출발해 약 6시간20분 만에 해발 8844m의 정상에 올랐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과 신화(新華)통신 인터넷판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생중계했다.

등반대는 정상 부근에서 특수 점화기에 보관된 성화에 불을 붙인 뒤 공식 성화봉에 점화했다. 그리고 릴레이로 2~3m씩 이동하는 방법으로 성화를 세계 최고봉 위로 올려놨다. 정상 직전까지는 특수 점화기를 사용하고, 정상 직전에서 정식 성화봉에 점등하는 방식이다.

에베레스트 봉송용 성화는 지난 3일 중국 본토에 도착한 성화와는 별도로 채화된 것이다. 이날 사용된 성화봉은 영하 30도 이하의 각종 악천후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특수 성화봉에 옮겨진 성화는 희박한 산소와 혹한, 강풍에도 강력한 불길과 함께 짙은 연기를 에베레스트 상공 위로 뿜어 올렸다. 마지막 주자인 티베트인 여성 산악인 츠런왕무(次仁旺姆)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축원하고 모든 사람이 베이징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선언했다. 올림픽 개최를 총지휘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은 등반에 성공한 직후 보낸 축전에서 “이번 등정은 올림픽 사상 처음 있는 쾌거로서 중국인들이 올림픽과 세계에 보내는 큰 선물”이라고 밝혔다.

앞서 등반대는 지난달 30일 해발 8300m 지점에 성화 봉송용 마지막 캠프를 설치했다. 해발 5200m의 베이스 캠프에는 취재진을 위한 프레스센터도 만들어졌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36명의 등반 후보 요원 중 돌격대 12명과 지원조 7명을 포함한 19명의 등반대를 선발했다.

정상 공격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선 등반을 앞두고 폭설이 쏟아지면서 시계가 완전히 차단됐다. 이 때문에 정상 공격이 예정보다 이틀 지연됐다. 적설로 인해 등반대의 발걸음도 한결 늦어졌다. 티베트 독립세력의 성화 방해 기도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발생하지는 않았다.

중국 정부는 “수십 일간의 사전답사를 통해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에베레스트 성화 봉송은 예정대로 진행돼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 왔다. 성화의 에베레스트 등정은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임을 재확인하고 올림픽의 순조롭고 성공적인 개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미로 분석됐다.

한편 네팔 정부는 올림픽 성화의 에베레스트 등정이 끝난 뒤 에베레스트 등반 금지령을 해제했다. 프렘 라이 네팔 관광부 대변인은 “9일부터 등반객들이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다”며 “다만 보안 당국의 현지 수색과 등반객 검사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바로잡습니다

1면 사진 설명과 16면 기사에선 에베레스트 정상 높이를 8844m라고 보도했으나, 16면 그래픽에는 8848m로 표기됐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혼선이 있어 빚어진 실수입니다. 에베레스트의 공식 높이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8844m는 2005년 중국이 위성으로 측정한 높이로, 이를 공식 높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8848m는 1954년 인도 측량국이 측량한 것으로, 75년부터 많은 국가에서 공식 높이로 인정돼 왔습니다. 미국 탐험대는 99년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해 측정한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50m라고 밝혔지만 네팔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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