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북·일 수교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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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전략적 호혜관계 및 지구온난화 대책에 관한 2건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이어 양국 간 네 번째로 발표된 이번 공동성명에는 ▶정치적 상호 신뢰 ▶양국 간 호혜 협력 ▶인적·문화적 교류 ▶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 ▶글로벌 과제 공동 대책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중국은 일본이 전후 ‘평화 국가’로 걸어온 과정을 처음으로 문서를 통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후 주석과 후쿠다 총리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다지기 위해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 정례화에 합의했다. 또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협력하고 에너지 절약 기술 분야에서 협조하기로 했다. 후 주석은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 분야별 온실가스 삭감 추진 방안을 지지하고 두 나라가 2013년 이후 ‘포스트 교토 의정서’의 틀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경제 대화를 올가을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후 주석은 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촉구했으며, 일본인 납치 문제 등 제반 현안의 해결을 통해 북·일 국교 정상화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유엔 내 지위와 역할을 중시한다”고 밝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원하는 일본의 입장에 일정한 이해를 표시했다. 그러나 공동성명에 ‘지지’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후쿠다 총리는 티베트 사태 해결을 위한 지속적 대화를 요청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 간의 4일 접촉을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제1보”라며 환영했다.

일본 사회에서 큰 파문이 일었던 농약 성분 검출 중국산 냉동만두 사건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두 정상은 조기 진상규명과 수사 협력에 합의했다.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큰 진전이 있었으며 해결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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