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는 긍정적 훈육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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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못했을 때 매부터 들지 마세요. 대신 아이 입장에 서 보세요. 그런 다음 대화를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중앙아동권리센터의 김인숙(사진) 소장은 ‘사랑의 매’는 버리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아동권리 보호에 힘써온 김 소장이 제시하는 것은 ‘긍정적인 훈육(Positive Discipline)’. 캐나다 마니토바대의 조앤 듀란트 아동임상심리학 교수가 제시한 이론으로 아이가 실수를 스스로 수정하도록 돕는 데 필요한 학부모의 역할을 중시하는 교육방법이다. 성공적인 자녀 양육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긍정적인 훈육’법을 김 소장에게 들어봤다.

◇아이의 관점에서 상황 판단하기=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아이의 관점에서 그 상황을 보라는 게 김 소장의 말.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아이와 의사소통하려면 먼저 눈높이부터 맞춰야 한다는 것. 그는 3살 된 아이가 아빠의 칫솔을 변기에 빠뜨린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때 매를 들거나 심하게 꾸짖으면 실수를 즉각 교정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가치관과 수동적 태도를 갖게 하지요. 차라리 아이가 변기 속 세균, 칫솔 구입 비용, 배관 고장 등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알게 해줄까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모가 바라는 미래의 자녀 모습(사려 깊은 사람, 남을 도와주는 사람 등등)을 장기 목표로 세우고 그에 맞춰 아이의 행동을 수정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뜻하게 이해시키기=김 소장은 아이의 시각에서 아이의 실수를 파악했다면 이를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때 부모가 자신의 입장을 존중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때리기·벌주기·화내기·망신주기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습니다. 정당한 이유와 규칙을 주고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깨닫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가령 입에 넣는 칫솔을 변기에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실수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망가뜨리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아이도 부모와 대화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판단토록 도와주기=아이가 문제를 인식했다면 아이의 생각을 물어봐야 한다. 부모가 앞질러 결정을 내리고 행동 수정 방향을 강요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물어봅니다.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아이의 자존심도 세워주면서 동시에 아이가 문제해결에 자발적으로 나서게 할 수 있다. “같은 제스처라도 발달 단계에 따라 아이가 표현하려는 의미가 다릅니다. 그래서 아동의 발달 단계별 특성을 알아야지요. 그에 맞춰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기대치를 줘야 합니다.”

◇긍정적으로 반응하기=아이가 잘못을 수정했을 땐 칭찬이 중요하다. 칭찬은 아이가 좋은 행동을 습관화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빠께 새 칫솔을 사드리겠다고 결심한 것, 아빠에게 잘못을 설명하고 사과한 것 등을 요모조모 칭찬해 피드백을 해줘야 합니다.” 칭찬해줌으로써 아이에게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아이는 자신이 부모를, 부모가 자신을 각각 존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실수를 점차 줄여나가죠.”

글= 박정식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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