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판 『강희자전』 CD로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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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의 대표적 한자 사전인 『강희자전(康熙字典)』(사진)이 약 300년 만에 2차 수정되고, 콤팩트 디스크(CD)로 제작돼 일반인들이 훨씬 쉽게 내용을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수정된 『강희자전』은 세로쓰기 대신 가로쓰기를 채택해 시대 변화를 적극 수용했다.

인민일보는 2일 중국사회과학원 문헌출판사가 『강희자전』 수정본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 때인 1716년 제작된 『강희자전』은 왕인지(王引之)가 1831년 2588자를 처음 수정했다. 그 이후 177년 만에 재수정된 것이다.

재수정본에는 5만7557개 한자가 수록돼 『한어(漢語)대자전』보다 3000자가 더 많이 실렸다. 수정 작업은 왕인지의 1차 수정본을 기본으로 삼아 중국의 대표적 현대 언어학자인 왕리(王力)와 일본 학자 와타나베 온(渡部溫)의 『강희자전』 교정 성과들을 반영했다. 이번에 실린 한자는 유니코드(Unicode) 국제표준에 들어 있는 5만8000여 개의 문자 부호를 이용해 표현했다. 『강희자전』에 실린 1만3000자의 자형(字形)에 대해서도 2만 건의 수정 작업이 이뤄졌다.

그동안 『강희자전』에 실렸던 글자 가운데 음은 표시돼 있으나 뜻이 확인 안 된 글자(유음무의자), 뜻은 있으나 음이 확인되지 않은 글자(유의무음자) 등 수천 자에 대해서도 뜻과 음을 처음 규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문헌출판사는 “『강희자전』을 CD로 제작해 중국 고전 문헌의 디지털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일반인들도 번체자(정자)와 간체자뿐 아니라 잘 쓰이지 않는 글자(생벽자·生僻字)도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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