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아침에 독자에게 드리는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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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늘 중앙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았습니다.그동안 중앙일보를 한결같이 아끼고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오늘의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또한 창간 30주년의 의미를 깊이새기면서 앞으로도 계속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하는"중앙일보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1965년,이 땅에 중앙일보가 창간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60년대는 일제의 질곡과 동족상잔의 전란을 딛고 일어선 민족의 저력이 바야흐로 근대화의 욕구로 용솟음치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표현기관"을 갈망하뎐 시기였습니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시대의 부름을 받아 분출하는 민죽의 에너지와 목소리를 담을 새 그릇으로서의 언론기관을 감히 자임하면서 새 신문의 깃발을 높이 들었습니다. 당시 중앙일보의 창간은 한국 언론계의 "새로운 바람"이었습니다. 시대적 소명에 부응한 중앙일보는 초고속성장을 거듭,단시일안에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의신문으로 우뚝 섰습니다.
본격혁명은 이제부터 그러나 한국현대사의 굴절로 말마암아 중앙일보도 적지 않은 시련을 겪어야했으며,특히 지난 80년초 언론통폐합 때는 동양방송이 문을 닫는 비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지금 중앙일보 제2창간의 대개혁(大改革)을 추진중입니다.이 개혁은 곧 5년 후면 맞이할 21세기 최첨단 정보화사회를 앞서가기 위한「시대 주도전략」입니다.
그동안 중앙일보는 지면의 섹션化와 48面 증면 단행,그리고 기자의 전문화 제도 실시에 이어 지난 4월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조간(朝刊)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또한 중앙일보는 멀티미디어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동화상(動畵像)전자신문을 개발,인터네트를 통해 전세계에 중앙일보 온라인뉴스를 리얼타임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개혁은 결코 여기서 마무리된 것이 아닙니다.지난 1년여의 변화는 중앙일보가 세계일류 언론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합니다.본격적인 개혁은 오히려 이제부터입니다. 저는 오늘을 기해 독자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중앙일보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몇가지 다짐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오는 10월9일 한글날을 기해 지면의 전면적인 가로쓰기편집을 단행,새로운 모습의 중앙일보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는 중앙일보가 개혁의 첫번째 약속으로 내건「독자 제일주의」정신에 따라「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란 신문제작 원칙을 과감히 실천한 것으로,독자 여러분은 보다 편안하고 친숙한 지면을통해 젊고 역동적인 뉴스를 접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깊은 정보 밝은 미래」라는 중앙일보의 슬로건에 따라 보다 질높은 최신 정보를 서비스함으로써 독자 여러분에게 최대 만족을 주는 일상(日常)의 길잡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앞으로의경쟁은 오직 질적 차별화뿐이라는 인식아래 근거없 는 오보와 과장보도는 철저히 배척할 것입니다.
끝으로 중앙일보는 21세기 초일류(超一流)종합정보산업을 지향할 것입니다.국내 신문업계에서 뉴미디어 분야의 선두를 달려온 중앙일보는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개별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그영역을 방송미디어에까지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이루어질 통일한국의 대표신문으로 자리잡을 뿐 아니라 나아가 전세계 한민족의 얼이 살아 숨쉬는「민족을 대표하는 종합언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일보의 개혁과 비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여러분의 신뢰와 성원을 바탕으로 하여,저희 중앙인(中央人)모두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그 성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이제,지난 30년 한 시대를 마감하고 그 성과와 영광을 도약대(跳躍臺)로 삼아 다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는 중앙일보의 큰 뜻과 각오에 애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995년9월22일 발행인 洪 錫 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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