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합의 미국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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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로렌스 서머즈 미국 재무副장관은 최근 달러화가 1백엔선을 넘어선 뒤 『미국은 보다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말했다.
론 브라운 상무장관도 『올해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약세가 아닌 강세의 달러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태도변화는 지난 4월하순 선진7개국(G7)회담에서 공식적으로 표출됐다.여기에는 다분히 정치적 속셈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내년말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경기를 살려 놓고 봐야 한다.
경기회복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인하등 금융완화이며 이를 위해선 달러값을 강세기조로 유지해야 한다.
금리인하에 달러약세까지 겹칠 경우 외국자본이 이탈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일본의 경기침체및 금융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다.일본이 경기회복에 실패하면 미국도 좋을 게 없다.미국상품의 대일 수출이 늘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달러강세를 루빈 美재무장관이 세계외환시장을상대로 펼쳐온 특유의 「버티기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美정부가 그동안 외환시장을 주도해 온 큰손들과의 심리전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계속돼 온 일본정부의 외환규제완화.경기부양책등이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달러화의 빠른 회복세는 역시 외환시장 자체의 반동 에너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증권의 호워드 쿠르츠 외환담당전무는 『달러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실제 거래보다도 더 큰 폭의 상승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李璋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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