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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는 생명체의 최대질소源-美 새로운 실증적 연구결과발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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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산소(酸素)의 귀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공기의 약80%를 차지하는 질소(窒素)에 대해선 대부분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어떤 사람들은 「이왕이면 공기중 산소함량이 질소보다 더 많은게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
그러나 산소가 없으면 생명체가 살 수 없듯 질소가 없다면 아예 생명체는 존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생명체를 지지하는 근육.세포.지지골격 등의 단백질이 모두 질소없인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이처럼 중요한 질소는 식물도 만들지 못한다.동물이나 사람도 식물을 통해 질소를 전달받을 뿐이다.
그럼 이같은 질소를 생명체들은 어디서 얻는 것일까.학자들은 그간 콩과식물에 기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중 질소를 흡착,식물과 동물에 차례로 전달해주는 생명체 최대의 질소源이라고 생각해왔다.하지만 최근의 한 연구결과는 뿌리혹박테리 아가 생명체최대의 질소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번개,때때로 죄악을 징벌하는 상징이기도 한 이 엄청난 전기적 존재가 실제로는 뿌리혹박테리아보다 더 많은 양의 질소를 생명체에 전달해주는 존재라는 것이 이 연구의 골자다 .
미국의 대기화학자인 푸드 후란즈블라우는 뉴멕시코州 중부의 사우스발디라는 해발 3천3백가량의 산꼭대기에서 수년동안 번개를 관찰하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그는 산꼭대기에서 번개가 친 후변화한 대기를 채취,이를 분석한 결과 지구상에서 연간 10억의질소가 번개에 의해 질산등으로 고정화되고 이것이 비를 타고 땅속으로 스며들어 식물에 전달된다고 밝혔다.지금까지의 연구는 번개로 고정되는 질소는 기껏해야 연간 1천만을 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그러나 이같은 기존 연구 결과는 책상위에서 이론적으로계산해 얻은 것일 뿐 후란즈블라우처럼 7~8년간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산꼭대기에서 꼬박 번개를 관찰해 얻은 결과보다는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후란즈블라우의 이번 연구결과는 왜 공기중 질소의 비율이그처럼 많은지에 대한 또다른 해답이 될 수도 있다.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구의 대기를 포함한 거대한 화학공장에 살고 있다.우리가 가게에서 쌀과 반찬거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아 마 기아로 죽겠지만,대기와 번개라는 질소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다면 혹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기후변화로 이같은 공장 가동에 어떤 차질이빚어진다면 그 결과는 쌀가게.반찬가게가 문닫는 것보다 더 참혹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다.
[매사추세츠州=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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