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對나토 강경발언에 舊소련권국가들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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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8일 옛유고사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확대문제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옛소련권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발칸사태는 NATO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게 되면 발생할 전조』라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를 막기위해 러시아는 옛소련국가들과 맺었던 관계를 복구해 블록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옐친대통령의 이같은 강경한 발언이 옛소련 국가들에 근심거리가되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들은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의 발트 3국이다.리투아니아는 『러시아와의 군사블록은 헌법에위배되며 국민이 반대한다』고 했고 에스토니아도 『외교정책 기조가 러시아나 독립국가연합(CIS)나라와 군사.정 치동맹을 금지한다』고 했다.
이들 나라는 옐친의 으름장 때문에라도 NATO에 접근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몰도바와 투르크메니스탄은 『우리는 어떤 군사.정치동맹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의 중립표방은 러시아가 싫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反러시아 입장을 취할 수 없는 그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옐친의 발언에 대한 적극 찬성은 최근 러시아와 통합방향으로 가고 있는 벨로루시다.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로루시대통령은 『옛소련권 국가 사이에 특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한 누구도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을것』이라면서 『군사정치동맹 창설이야말로 최대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이밖에 옛소련 국가들중 카자흐스탄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의사표시가 없다.
옐친의 으름장이 두렵긴 하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것 같다.
[모스크바=安成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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