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가위 풍습 70년대 후반부터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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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의 추석은 우리와는 풍습이 적잖이 다르다.58년부터 약 20년간 민속명절이 금지된 때문에 전통이 유지되지 못한 탓이다.북한은 지난 58년 사회주의 제도를 확립하면서부터 추석.설.
한식.단오 등 민속명절을 봉건잔재로 치부해 공식적 으로 금지하고 위반하는 사람들은 엄격히 처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지난 60년대 후반들어 제도적으로는 금지하면서도 정치적인 비판 이상의 단속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이때부터 일부주민들 사이에서 민속명절이 다시 부활되기 시작해 70년대후반께부터는 추석이나 설 등 큰 명절을 쇠는 풍습이 어느정도 확산된것으로 전해진다.이런 변천과정을 겪으면서 북한주민들은 집안에 노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격식에 맞춰 추석을 쇨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차례상을 차리는 가정보다는 안차리는 가정이 더 많으며주민들은 추석을 보통의 휴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성묘를 가거나 친지방문을 하는 풍습은 북한도 우리만큼은아닐지라도 상당히 꽤 일반화돼 있는 것으로 전 해진다.
이때문에 추석때는 열차편이 미어지고 추석전날과 당일에는 당국이 여행증명서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화 돼 있다는게 귀순자들의 증언이다.최근에는 대중잡지인 『천리마』誌 등이 차례지내는 법 등을 안내하는 기사를 자주 싣고 평양이나 함흥.개성.청진 등 대도시에서는 씨름이나 줄다리기,그네타기 등 민속경기가 열리는 등 당국이 명절쇠기를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재미있는 현상으로 추석때가 되면 대도시 지역에서는 편싸움 등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는 평소에 마실 기회가 적은 술을 많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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