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루살렘 정복 3천년 기념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스라엘이 4일부터 장장 17개월에 걸쳐 다윗王의 예루살렘 정복 3천년 기념행사를 개최,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또다른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 축제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全예루살렘에 대한주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려는 것으로 보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팔레스타인은 東예루살렘을 장래 팔레스타인국가 수도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잠재적 말썽소지 때문에 이번 축제에 초청된 유럽연합(EU)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참석을 거부했다.행사가 너무 세속적이며 수도 창건 일자도 잘못 계산됐다는 이유에서 일부 유대교지도자들도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윗왕이 유대국의 수도로 선포한 고도(古都)「다윗城」(지금의실르완)의 성벽아래에서 개막행사를 시작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이야말로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날로부터 유대민족의 축전 장소』라고 역설했다 .
그러나 30분간의 기념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실르완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침묵시위를 벌이며 녹색.빨강.흰색의 팔레스타인국기가 그려진 풍선 수십개를 하늘로 띄웠다.
앞으로의 축제 일정엔 베를린 오페라단과 시카고 교향악단의 공연과 박물관 전시,국제미술전람회등 다양한 행사가 들어 있지만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이 축제가 문자 그대로 「축제」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예루살렘 AP=聯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