樹木바꿔 꽃가루 없앤다-서울시 5개년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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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봄철마다 흰눈처럼 쌓이는 꽃가루(種毛)를 없애기 위해 서울시와 각 기초자치단체들이 올해를 「꽃가루없는 서울만들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꽃가루의 원흉인 현사시나무등을 전통자생수종으로 교체하는 「환경림조성」작업에 나섰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5개년계획으로 양천구 용왕산등 서울지역 22개산 1백50㏊에서 자라는 현사시.아카시아나무등을 베어내고 소나무.졸참나무.당단풍등 서울지역에서 자생했던 고유수종으로 교체키로 했다.
시는 이에앞서 지난 봄 양천구 용왕산과 동작구 보라매공원등의녹지 4㏊에서 자라는 현사시나무와 아카시아등 잡목을 제거하고 5년생 소나무등을 심었다.가을에는 망우산.개운산등에서 수목교체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또 서초구.양천구등 일부 구청은 현사시나무의 생장실태를 파악하고 우선 공원과 가로변의 현사시나무 교체예산을 내년도 예산에반영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의 사업대상인 국유지.시유지등 1백50㏊는서울시 전체 산 면적인 1만6천여㏊의 1%에도 못미치는 면적이어서 사유지의 수종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환경림조성 5개년계획이 끝나는 2000년에도 꽃가루 근절은 어렵다 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지역 전체 산의 53%가 사유지여서 주인의 동의없이 수종교체가 불가능한데 대부분의 지주들이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데 지장이 된다며 반대하거나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종교체 대상인 아카시아와 현사시나무는 60,70년대 황폐했던 민둥산 녹화(綠化)의 일등공신.
그러나 아카시아나무는 다른 수종의 생장을 방해하고,현사시나무는 속성수인 반면 20년이 넘으면 가운데 심이 썩는등 제기능을못하고 꽃가루공해 때문에 천덕꾸러기로 변했다.
특히 15~18년생 현사시나무는 이쑤시개나 성냥,1회용도시락등을 만드는 재료로 쓰여왔으나 현재 값싼 중국산 이쑤시개등이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어 더욱 쓸모없는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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