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菽麥-콩과 보리조차 구별못하는 우둔한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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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콩을 뜻하는 菽자는 본디 叔이라고 했다.(콩 숙)은 콩이 땅에 심어져 있는 모습이며 又는 右,즉 오른손을 말한다.
콩을 뽑기 위해 손으로 쥐고 있는 모습에서 나온 글자다.
그런데 후에 叔자가 숙부(叔父).숙모(叔母)의 뜻으로 전용(轉用)되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콩을 뜻하는 글자를 새로 만들게되었는데 콩은 풀의 일종이었으므로 를 덧붙여 菽자를 만들게 되었다. 한편 麥은 來자와 비슷하게 생겼음을 알 수 있다.곧 來에 를 덧붙인 것이다.
사실 본디 보리는 來라고 했다.후에 來자가 왕래(往來).장래(將來)등 「오다」라는 뜻으로 전용되자 자를 덧붙여 새로 麥자를 만들었다.
여기서 는 「천천히 걸을 쇠」자로서 「느리다」는 뜻을 갖고 있다.보리는 여느 곡식과는 달리 성장기간이 길다.
즉 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서 이듬해 여름에 거둔다.이처럼 천천히 자랐으므로 자를 덧붙인 것이다.
위에서 보듯 菽麥이라면 「콩과 보리」를 뜻하는 말이다.
둘 다 밭에 심는 곡식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생긴 모양이나 낟알의 모양이 전혀 다르다.따라서 누구나 그 정도는 구별할 줄안다. 따라서 그것도 구별 못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 하겠다.그래서 「菽麥」이라면 「콩과 보리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바보,우둔한 자를 뜻하게 되었다.
한자로는 「숙맥불변(菽麥不辨: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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