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보철강 인수에 실패했던 AK캐피털의 미국인 투자자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를 상대로 10억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미국법원에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합철강 창업주의 아들인 권호성 전 대표와 함께 한보철강 인수에 참여했던 존 M 머피가 지난 17일 뉴욕주 법원에 이 같은 소송을 냈다고 19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머피는 소장에서 "KAMCO가 한보철강 입찰을 주관하면서 처음에는 1000만달러의 이행보증금만 내면 인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AK캐피털 측은 지난해 1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낸 2700만달러의 이행보증금과 2300만달러의 별도 비용만 날렸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KAMCO와 한보철강 파산관재인의 부당 행위만 없었더라면 AK캐피털이 한보철강을 인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AMCO 관계자는 "당시 AK캐피털 측이 약속한 기한 내에 인수대금을 내지 못하자 법원이 두 차례 기한을 연장해 주면서 이행보증금을 추가로 받았다"며 "법원은 추가 이행보증금을 받을 때마다 AK캐피털 측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머피를 상대로 맞고소는 물론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경민.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