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력스님비리후의"소쩍새마을"-자원봉사.후원금 끊겨 2重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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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원주시판부면금대리 치악산 자락에 있는 소쩍새마을은 조용했다. 한때 주말에는 4백여명,평일에도 40여명씩 이곳을 위문했던 불교신도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현재 지체장애인 18명,정신장애인 57명등 모두 1백36명이생활하고 있는 이곳은 일력(一力)스님으로 행세해온 鄭승우(51)씨의 비리가 7월초 언론보도를 통해 폭로된 뒤 엄청난 시련이닥쳤다. 우선 후원자 7만여명 가운데 2만여명의 회원들이 보내오는 후원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한때 시설 운영도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사고발생후 2주일만인 지난 7월16일 승가대학에서 시설과 운영권을 인수,위기를 넘겼지만 아직도 당시의 상처는아물지 않고있다.
7월에는 아예 후원자들에게 소식지와 후원금 지로용지를 보내지못해 후원금을 받지못했고 승가대학에서 편성한 1천3백여만원의 예산으로 1백30여명의 의식주를 해결해야했다.
승가대학이 마을을 인수했지만 그동안 이곳 식구들을 보살펴왔던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떠나버려 현재는 승가대학에서 보낸 스님등 5명의 직원이 이 일을 맡고있어 아무래도 보살핌이 소홀할수밖에 없다.
또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이곳을 돕던 사회단체들도『승가대학에서인수했으니 더 도울 필요가 있느냐』며 더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있다.
이와함께 소쩍새마을은 어린이들이 수용된 비닐하우스 9동이 물이 새는등 낡아 신축이 시급하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지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다.
백정일(白正一.28)총무과장은『현재 승가대학에서 사회복지법인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소쩍새마을은 정상화되겠지만 이곳에수용돼 있는 원생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가 아물기에는 상당한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原州=李燦昊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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