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 1분기 92조원 까먹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중국의 58개 펀드사가 운용하고 있는 346개 펀드의 올 1분기 손실액이 6475억 위안(약 91조9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22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역시 주식형 펀드의 손실이 가장 심각했다. 중국 내국인이 투자하는 상하이 A시장의 주가가 연초 이후 40%나 급락한 탓에 주식형 펀드도 4665억 위안(약 66조45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주식형 펀드의 1분기 평균 수익률은 -22.31%를 기록했다. 블루칩 위주로 구성됐던 금융·철강·교통운수업 섹터 펀드 상품 수가 대폭 감소됐다. 중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109개의 섹터 펀드를 운영했지만 올 1분기에는 39개로 줄였다. 반면 국내 해외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H시장은 16.8% 떨어지는 데 그쳐 중국 본토 펀드보다는 손실이 작았다.

지난해 80%를 훨씬 웃돌던 펀드의 주식 편입 비율은 74.6%로 떨어질 전망이다. 1분기 펀드의 주식투자 총액도 A시장 전체 거래의 23.2%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가 주식 비중을 줄인 건 손실이 커지면서 고객의 환매 요구가 늘자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대거 팔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주가가 너무 떨어지자 21일 정부나 기업에 묶인 비유통주를 시장에 유통시킬 때 블록 딜(매매 당사자 간 직접거래)을 통하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식어버린 투자 열기를 되살리는 데는 실패했다. 중국 증시 하락의 원인은 수급 불안뿐 아니라 물가 급등, 경기 침체와 같은 더 근본적인 데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중국 정부가 대규모 물량 부담을 완화하려고 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간신히 반등해 3123.28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 A지수도 3300 아래로 떨어졌다.

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