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정치의식>5.국제관계를 보는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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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0대 신세대의 의식속에서 국제질서가 변하고 있다.「우방」과「적대국」,「국제관계에서 협조해야 할 나라」와 「실제로 가깝게지내야 할 나라」에 대한 구분과 인식이 신세대와 30세이상의 기성세대간에 차이난다.특별히 「쉰세대」라 불리 는 50세 이상층과 비교해 보면 시각차가 뚜렷하다.
신세대는 45.8%가 우방이란 「없다」고 생각한다.33.3%만이 미국을 든다.반면 50세 이상층은 우방으로 미국을 꼽는데주저함이 없다(72.2%).「미국=전통적 우방」이라는 통념이 급격히 깨짐을 알 수 있다.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신세대는 일본을 우선 거론한다(48.3%).미국도 16.7% 정도로 달라진 미국관을 보여준다.반면 50세 이상층은 북한부터 꼽는다(44.4%).이는 일본(23.6%)을 훨씬 상회하는 응답이다.신세대는 일본 과 미국을,50세 이상층은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정세를 이끄는 국가」로는 신세대.50세 이상층 구분없이미국이라는데 이견이 없다(각각 76.7%,81.9%).적어도 한반도내 역학관계에 있어 절대적 위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협조해야 할 나라」에 대한 견해는 사뭇 다르다.신세대는 북한과 먼저 협조해야한다고 본다(25.1%).50세 이상층은 미국과 계속 협조해야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50.0%).
흥미있는 것은 국제간 역학관계에 대한 인식차와는 별개로,신세대와 50세 이상층 양쪽 다 북한을 앞으로 가장 「가깝게 지내야 할 나라」로 인식한다는 점(각각 50.2%,43.1%).두번째로 중국을 꼽은 것도 같다(22.2%,20.8 %).
달라진 북한관은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해진 탓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신세대에게「광복 50주년을 맞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질문했다(중복응답 허용). 신세대 2명중 1명이 남북통일이라고 답했다(51.4%).
이는 신세대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꼽은 빈부격차해소(38.4%)와 지역감정극복(28.5%)보다도 많은 수치다(本紙 8월18일字 ⑵변화하는 사회관 참조).통일이 민족적 숙원사업으로 본격 등장한 것이다.기타 경제발전(20.9%).민주화(18.1%).분단이데올로기 극복(14.9%).일본식민지잔재 청산(14.2%).세계화(10.3%)등은 우선순위에서 뒤처져 있다.
달라진 미국관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입장차에서도 나타난다.신세대는 30.9%가「가능한 한 빨리 철수」하라고 한다(철수필요하나 아직 시기상조:63.9%,더 주둔해야:5.2%).
50세이상층에서 「가능한한 빨리 철수」하라는 독촉 은 13.8%뿐이다(철수필요하나 아직 시기상조:69.7%,더 주둔해야:14.3%).
조사결과 중 신세대가 일본을 적대국으로 우선 꼽은 것은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그들은 일본문화를 비교적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층이기 때문이다.
신세대는 일본이 아직도「침략주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89.2%).이러한 일본관 탓인지 일본문화에 75.5%가 거부감을 느낀다고 한다.그러나 생각뿐.61.3%가 일본문화의 수입을 허용하자고 한다(전면허용:4.6%,가급적 허용 :56.7%).신세대는 비록 일본을 적대국으로 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와는 거부의 강도가 다른 것이다.「생각속의 일본」과 「현실속의 일본」은 다르다.
***“10년내 세계主導國 부상” 신세대는 국제질서에서의 우리의 현재.미래를 낙관하고 있다.현재 수준은 중진국정도라고 평가(40.2%).그러나 2010년에 6대 경쟁국가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62.4%가 「큰 편」으로 예상한다.또한 세계무대를 주도할 수 있는 시기를 13.3%가 5년이내로,21.7%가 6~10년이내로 예측해 35.0%가 10년이내에 세계속의한국을 기대한다.
「우방은 없다」는 냉정한 국제관,적극적 통일관과 북한의 부상,중국의 상대적 중요성,미국의 퇴조,일본에 대한 두가지 잣대(일본은 싫으나 문화수입은 허용)등은 새로운 국가간 질서체계를 요구할 것으로 예견된다.또한 낙관적 미래관은 국제 질서에서 우리의 부상을 예감하는 신세대 국제관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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