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투자자들, 툭하면 중도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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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가가 떨어질 때 국내 투자자의 펀드 환매율이 선진국보다 네 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자산운용협회가 미국자산운용협회(ICI)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을 겪었던 지난해 4분기 국내 투자자의 주식형 펀드 환매율은 16.5%에 달했다. 반면 미국(6.9%)·영국(5.8%)·일본(6.7%)은 주식형 펀드 환매율이 한국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한국은 세계 평균(7.4%)에 비해서도 두 배가 넘는 환매율을 보였다.

혼합형·채권형 등을 포함한 전체 펀드 환매율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국 투자자는 23.9%를 환매해 미국(5.3%)·영국(5.8%)의 네 배가 넘었고 일본(21.7%)에 비해서도 환매율이 높았다. 세계 평균은 7.2%였다. 자산운용협회 김영민 조사팀장은 “국내 펀드 시장도 최근 주가가 떨어질 때 환매율이 오히려 낮아지는 등 장기 투자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선 한참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펀드시장의 전체 순자산액은 전 분기에 비해 1.6% 늘어난 26조1000억 달러로 조사됐다. 인도(18.2%)·홍콩(13.5%)·필리핀(10.9%)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국가별 순자산액 총액에서는 미국이 12조210억 달러로 전 분기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역외펀드가 많이 설정된 룩셈부르크(2조6850억 달러)가 2위였다. 한국(3401억 달러)은 전 분기에 이어 15위였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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