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두환 동백나무' 등 파 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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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계림동 시청사에 심었던 것을 상무신도심 새 청사에 옮겨 심은 동백나무. [양광삼 기자]

광주시는 상무신도심 새 시청사의 기념식수 동산에 심어진 '전두환 동백나무' 등을 파 내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주영복 전 내무장관 등이 기념 식수했던 나무들을 완전 철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심는다는 방침이다.

시는 일단 이식 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기로 하고 17일부터 사흘 예정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이식 쪽으로 결말이 날 경우 5월 단체가 요구한대로 상무신도심의 5.18기념공원이나 자유공원에 옮겨 심을 예정이다.

전씨와 주씨는 5공 시절 광주시청을 방문해 각각 동백나무(높이 3.5m)와 은목서(높이 2.5m)를 심었으며, 광주시가 지난해 11월 두 나무를 신청사로 옮겨 심었다.

이에 대해 5월 단체들은 "광주시가 5.18 때 무자비하게 진압작전을 폈던 장본인들의 기념물을 새 청사까지 가지고 가는 것은 5월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정찬호 5.18기념재단 총무부장은 "시민과 5월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을 환영한다"며 "두 나무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후세에 알리는 유형적 기념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dhkoo@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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