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會同 선선히 응한 김대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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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은 21일 오후 김영구(金榮龜)정무1장관으로부터 청와대 회동제의를 받고 선선히 응했다.동교동 의원들도 대부분「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韓光玉지도위원)는 반응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DJ(金大中위원장)를『광복 50주년 기념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기 위한 오찬에 초대했다』는게 청와대 당국자의 설명이다.별도의 대접도 않겠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바로 1주일전 8.15 기념행사를 독자적으로 치른 DJ 입장에서는 거절할 만도 하다.그러나 군말없이 받아들였다.
일부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20명씩 모여 밥먹는 자리에초청한 것은 金대통령이 金위원장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李鍾贊지도위원)이라는 지적이 있다.현실적으로 金대통령이 회동석상에서 갑자기 세대교체나 지역정서등을 언급,「욕」 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DJ가 청와대 회동에 응한 것은 만나서 밑질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DJ로서는 어차피 정계에 복귀한 마당에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공식화하는게 필요했다.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국가 차원에서 여야 영수들이 단독,또는 합동으로 만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여야 영수간의 회동이 하등 이상할 게 없다』는 말 속에는 DJ를 제1야당 대표이자 金대통령의 카운터 파트로 자리매김하려는 생각이 담겨 있다.조세형(趙世衡)지도위원 같은 이는『흔쾌한수락은 金위원장 마음속에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 기 때문』으로해석했다.참석자가 20여명에 이른다 해도 스포트라이트는 양金에맞춰질 수밖에 없음을 金위원장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나아가지방선거결과,향후 총선전망 임기 후반에 들어서는 金대통령과 대권에 도전해가는 金위원장의 정치 적 장래등을 비교할 때『DJ가소심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분석이다.金위원장 진영의 이런 태도는 단독회동에 대한 태도변화에서도 나타난다.동교동이 은근히 단독회동을 희망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그러나 22일 이를 요구하는 의원은 없었다.한 핵심의원은 그 이유를 『지금으로선 金대통령과 단둘이 할 얘기가 없다』고 부연했다.
양金 단독회동의 예상주제는 개헌.선거법및 선거구개정문제등 초대형 이슈들.그런데 현재로선 이러한 논의는 시기상조거나 金위원장이 아쉬운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력구조 개편을 전제로 한 개헌문제만 하더라도 金위원장은 며칠전 대통령제 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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