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단기방학 ‘최대9일 쉰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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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학교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수업을 안 할 수가 있습니까?”

요즘 경북도내 일선 시·군 교육청과 학교에 쏟아지는 항의성 전화의 내용이다. 경북지역 초등학교 등이 5월에 장기간 재량휴업(단기방학)으로 최대 9일까지 휴업,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경북도 교육청은 가족 단위의 문화활동 활성화 등을 위해 매년 5월에 초·중·고의 교장 재량으로 재량휴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에서는 어린이날 다음날인 6~9일 재량 휴업이 집중돼 있다. 이 중 초등 497곳 중 46%가 6~9일 4일간 재량휴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일요일과 어린이날, 10일의 쉬는 토요일과 11일 일요일, 12일 석가탄신일을 포함하면 9일간 연속해서 휴업하게 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이 해당 교육청과 학교 등에 전화해 항의하는 등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주로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휴업할 수 있느냐” “맞벌이 부부는 애를 어디에 맡기란 말이냐”고 항의하고 있다.

반발이 커지자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17일 “휴업일을 재조정해 22일까지 보고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모 장학사는 “재조정을 지시했기 때문에 학교 측이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정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어투다.

반면 대구에서는 13일 하루 재량휴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업 학교는 초등의 99%(미실시 2), 중학교의 97%(〃3), 고교는 86%(〃11)에 이른다.

시·도 교육청은 재량휴업일에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 혼자 지내는 일이 없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시·군 교육청과 학교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단기방학은 강제 규정이 아니며, 이를 실시하는 학교는 연간 규정된 수업일수를 감안해 여름·겨울 방학을 줄여야 한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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