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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 넘치는 끼 … 무대위 그들은 “넘버 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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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호정 기자,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여우주연

김선영 심금 뒤흔드는 풍부한 성량, 폭발적 고음 자랑

성악에서 뮤지컬로 넘어온 목소리의 ‘모범답안’이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뮤지컬로 무대를 옮긴 그는 시원한 고음처리와 풍부한 성량은 그대로 가져오고, 부담스러운 발성은 대중적으로 처리할 줄 아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오페라 가수들이 대중에게 다가갈 때 고민하는 또 하나의 부분은 가사 전달이다. 김선영은 발음 또한 뮤지컬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교정했다. ‘지킬 앤 하이드’ ‘마리아 마리아’ ‘미스 사이공’ 등에서 그를 지켜본 관객들은 폭발하는 가창력에 매료됐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에 녹아 들었다.

지난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에비타’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자연스럽게 감정을 살려내는 실력 덕분이었다. 이번에 후보에 오른 역은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다. 거리의 여인을 소화한 그는 쓸쓸한 감정과 힘있는 목소리를 알맞게 조합했다. 공연 칼럼니스트 조용신씨는 “뮤지컬 여배우 중 최정상급 가창력을 갖고 있다. 경험과 노력 모두 극대화한 배우”라고 평했다.

◇1974년생, 혜천대 성악과 졸업

◇주요작: ‘페임’ ‘로미오와 줄리엣’ ‘와이키키 브라더스’

옥주현, 타고난 ‘록시’… 춤·연기·노래 삼박자 갖춰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일약 스타가 된다. 옥주현이 속해 있던 아이돌 그룹 ‘핑클’ 역시 쇼 비지니스의 중심에 있었다. 록시 역에 옥주현이 결정 됐을 때 똑 떨어지는 캐스팅이라는 평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스타가 되려는 열망, 연예계의 화려함 이면의 과정을 모두 알고 있는 옥주현은 캐릭터를 깔끔하게 이해하고 연기했다.

데뷔작 ‘아이다’에서 어색한 대사 처리 때문에 받았던 비판도 잠잠해졌다. 미국까지 날아가 ‘시카고’를 네 번 보고, 개인의 음반 발표를 미루는 등 스케줄을 정리하면서 작품에 집중하는 열의를 보인 덕분이다.

이런 노력 끝에 절도 있으면서도 관능미 넘치는 춤, 재즈풍의 노래와 농염한 연기로 합격점을 받은 그는 두 번째 작품 만에 ‘더 뮤지컬 어워즈’의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르는 급성장을 보였다. 관객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시원시원한 외모와 대극장에 어울리는 무대 매너 또한 대형 뮤지컬 스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1980년생, 경희대 연극영화과 졸업

◇주요작: ‘아이다’

최성희 자신만만한 보컬, 관능적 매력으로 관객 유혹

그는 무대 위에서 잘 ‘노는’ 배우다. 프랑스 대작인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바다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을 맡아 무대를 휘저으며 고혹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10대 시절 그룹 SES의 메인 보컬로 데뷔했던 바다에게 무대는 편안한 곳이다. 때문에 경력 많은 가수가 무대에서 뿜어내는 자신감이 작품에 힘을 실었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다. 연예인으로서의 묘한 매력과 에스메랄다의 관능적인 캐릭터가 만나 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에스메랄다가 탄생했다. 6개월 동안 8만여 명의 관객을 모은 것도 바다의 에스메랄다 효과다.

그는 2003년 창작 뮤지컬 ‘페퍼민트’로 데뷔한 후 지난해부터 ‘텔 미 온 어 선데이’ ‘노트르담 드 파리’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뮤지컬 배우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바다로 살아온 10년을 뒤로 하고 뮤지컬 배우 최성희로 10년을 살겠다”라며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시카고’로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핑클 출신 동갑내기 옥주현과의 대결도 이번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다.

◇1980년생, 단국대 연극영화과 재학

◇주요작: ‘페퍼민트’ ‘텔 미 온 어 선데이’

최정원,‘자기관리의 여왕’ 무대 휘어잡는 관록 돋보여

여우주연상 후보 중 가장 연장자인 그는 ‘관리의 여왕’이다. 20여 년 동안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춤췄지만 힘과 깊이, 심지어 외모에서도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이다. 뮤지컬에 출연할 때마다 그의 캐릭터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최정원이 노력파라는 증거다. ‘시카고’에서 벨마 역을 맡은 그는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며 ‘최정원 표’ 관록을 과시했다. 유난히 몸을 많이 써 연기해야 하는 벨마에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무대가 너무 좁다는 말까지 나왔다. 벨마가 “난 무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포트라이트가 중요해”라며 노래할 때는 배우 최정원의 모습이 겹쳐졌다.

8년 전 그가 맡았던 역은 벨마가 아니라 록시였다. 무대 뒤 샛별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던 그는 이제 후배 옥주현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최정원식 벨마의 성공은 중견 뮤지컬 배우의 행복한 안착을 보여준다. 벨마는 왕년의 대스타였지만 최정원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1969년생, 영파여고 졸업

◇ 주요작: ‘아가씨와 건달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렌트’ ‘맘마미아’

홍지민, 기나긴 조연시절 거친 뒤 ‘스위니 토드’로 대박

“지금 치고 나가야 돼.” 홍지민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는 지난해 ‘브루클린’에 출연해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 수상을 놓친 조연 배우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메노포즈’ 등에서의 긴 조연 시절을 거쳐 ‘스위니 토드’의 러빗 부인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들어왔다. ‘러빗부인의 스위니 토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으자 그를 몰랐던 사람들은 “홍지민이 누구냐”라며 궁금해했고 그를 알고 있던 뮤지컬 팬들은 “드디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고 반겼다. 이른바 ‘저평가 우량주’ 같은 배우다.

홍지민은 “겉으로는 익살스럽고 실제로는 불행한 러빗 부인을 연기하기 위해 숱하게 울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쏟아지는 대사와 변화무쌍한 음악을 소화하면서 슬픔도 간직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그는 ‘내가 이렇게 노래도 연기도 못했었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이 아픔은 전형적인 브로드웨이식의 ‘즐거운’ 뮤지컬에 주로 출연했던 그가 내면연기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1973년생, 단국대 대학원 재학 중

◇주요작: ‘록키 호러 픽처쇼’ ‘풋루스’ ‘루나틱’ 



남우주연

남경주,“전성기 이제 시작” 자타공인 대표주자

‘뮤지컬 배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이름 남경주.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주자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던 1990년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뮤지컬 전문배우로 한국 공연계를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젊은 배우층에 비해 ‘인재 풀’이 취약한 중견 배우층에서 왕성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가사 전달과 탁월한 춤 실력에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무대 감각은 남경주의 최고 장점이다.

그는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해 오고 있다. 이번 후보작에 오른 ‘벽을 뚫는 남자’에서 갑자기 자유자재로 벽을 넘나드는 재주를 가지게 된 소심한 공무원 ‘듀티율’을 연기했다. 그 동안 선 굵은 연기를 도맡아온 그에게 섬세한 심리 변화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특유의 성실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그는 “음악 작업부터 1년 가까이 공을 들인 뒤에야 미세한 감정의 털끝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의 전성기는 오십부터”라고 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1964년생,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 주요작: ‘렌트’ ‘사랑은 비를 타고’ ‘크레이지 포 유’ ‘싱 인 더 레인’ ‘아이 러브 유’

류정한,‘대작전문 배우’ 이미지 벗고 코미디 도전

데뷔 당시 ‘서울대 성악과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됐던 97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그의 학력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없다. 관객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다채로운 매력 때문이다. 성악과 출신답게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며, 얼마 전까지 ‘대작 전문 배우’로 불렸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지킬 앤 하이드’ ‘돈키호테’, 이번에 후보에 오른 ‘스위니 토드’까지 웬만한 대형 라이선스 작품의 국내 초연무대를 장식해 왔다.

그는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웅장한 작품 자체에 매몰되기 십상인 큰 무대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2006년 소품 ‘클로저 댄 에버’에 출연한 것은 또 다른 변신이었다. 이후 ‘쓰릴미’에선 게이역을, 지난달 개막한 ‘이블데드’에서는 B급 코미디 연기에 도전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착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착한 배우란 무대 위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관객 앞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사람이란다.

◇1971년생, 서울대 성악과 졸업

◇ 주요작: ‘오페라의 유령’ ‘돈키호테’ ‘클로저 댄 에버’ ‘쓰릴미’

정성화 “개그맨은 잊어달라” 순발력·연기력 탁월

처음 ‘맨 오브 라만차’에서 그가 맡은 역은 ‘산초’였다. 2003년 ‘아이 러브 유’에 출연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개그맨으로 활동한 그에겐 진지한 ‘돈키호테’보다 코믹한 캐릭터인 산초가 어울릴 듯했다. 하지만 그는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돈키호테 역을 눈 앞에 두고 욕심을 냈다. 산초역을 고사하고 공개 오디션에 나섰다. 그리고 400여 명의 배우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주연 자리를 거머쥐었다.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스완은 “한국에서 만난 최고의 배우”라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 그는 더블 캐스팅된 당대 최고의 카리스마 조승우와 대등한 연기를 펼쳤다. 국내 뮤지컬계에 몇 안 되는 바리톤으로 묵직하면서도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돈키호테를 표현했다. 그의 장점은 자타공인 ‘순발력’이다. 그는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재빠른 상황 판단력이 무대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헸다. 작품 해석능력이 탁월하다는 평도 듣는다. 기성복 같은 작품을 연습 과정에서 꼼꼼하게 자기 몸에 맞게 잘 재단해낸다는 것이다.

◇1975년생,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주요작: ‘아이 러브 유’ ‘컨페션’ ‘올슉업’ ‘라디오스타’

조승우, 떴다하면 매진 … 대한민국 최고 티켓 파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조승우의 스타파워는 최근 급성장한 뮤지컬 시장의 원동력이다. 8분 만에 7000석(헤드윅), 25분 만에 7700석(렌트)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맨 오브 라만차’로 15분 만에 1만6000석 매진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배우로서 그의 매력은 유명세, 그 이상의 것이다. 무대 위에 오른 자그마한 그의 몸이 뿜는 폭발적인 카리스마는 객석에 앉은 이가 누구라도 매료시킬만하다.

그는 자타 공히 영화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블루칩이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데뷔했고, ‘말아톤’ ‘타짜’ 등 영화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하철 1호선’으로 출발한 그가 “영화보다 뮤지컬이 좋다”고 자주 말하곤 하는 건 라이브의 생명력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소년 조승우를 배우의 길로 이끈 것도 중학생 시절 접한 한 편의 뮤지컬(공교롭게도 ‘맨 오브 라만차’의 원작인 ‘돈키호테’라고 한다)이라고. 관객과 호흡할 줄 아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배우이자,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면서도 뿌리를 단단히 할 줄 아는 배우다.

◇1980년생, 단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주요작: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렌트’

황정민, 연기파배우 + 호소력 짙은 목소리 상승작용

그에게 뮤지컬은 고향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그는 영화 ‘바람난 가족’,‘너는 내 운명’의 연기파 배우 황정민이지만 영화판에서 이름을 날리기 훨씬 이전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자기 영역을 단단히 굳혀왔다. 특히 2001년 말 공연된 록 뮤지컬 ‘토미’에서 그는 자폐 청년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엇다. 2004년 ‘브로드웨이 42번가’ 이후 무대를 떠나있던 그가 올 초 ‘나인’의 귀도 역을 맡아 4년 만에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객석은 설렜다.

귀도는 소화하기 쉽지 않은 배역이다. 15명의 여인을 동시에 사로잡는 강렬한 매력의 소유자이면서도 아홉 살의 꿈과 마흔 살의 현실을 오가는 이중 인격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뭉근하고 중량감 넘치는 연기력으로 ‘황정민 표’ 귀도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뮤지컬 배우로서 황정민의 최고 매력은 꾸미지 않은 깨끗한 목소리. 복잡한 심정을 한몸으로 표현해 내는 건 영화에서부터 이미 신뢰하고 있던 ‘황정민’표 연기력 그대로였다.

◇1970년생,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 주요작: ‘지하철1호선’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토미’ ‘브로드웨이 42번가’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는 뮤지컬 팬들과 함께 합니다. ‘베스트 소극장 뮤지컬’과 ‘인기 스타상’은 100% 팬 투표로 결정됩니다. 어워즈 홈페이지(www.themusicalawards.co.kr)에 오셔서 여러분의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투표하신 분 중 일부를 추첨해 시상식에 초대합니다. 투표 마감은 24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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