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현미경! 최고 60배율까지 찍을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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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휴대폰 현미경<左> 23배율로 갑각류인 사이클로프스<右>를 촬영했다. 60배율로 높여 적혈구도 찍을 수 있다. [UC버클리 제공]

누구나 집에서 혈액의 적혈구의 수를 셀 수 있을 정도의 현미경 사진을 찍어 의사에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 UC버클리 바이오공학과 대니얼 플레처 교수팀은 일반 휴대전화에 부착해 미세사진을 찍을 수 있는 ‘휴대전화용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원격의료 시대를 크게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현미경은 말라리아 원충과 암세포까지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이다. 실험실 시제품은 5배율과 60배율 두 가지다. 저배율은 피부에 난 사마귀나 발진·혹 등을, 60배율은 혈액 세포나 세균 등을 촬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현미경은 간단한 렌즈로 이뤄져 있다. 줌 렌즈처럼 긴 렌즈 틀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부착해 촬영한 뒤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 의사나 과학자에게 전송하면 된다. 현미경은 탈부착형이기 때문에 안 쓸 때면 떼어놓으면 된다.

플레처 교수는 “휴대전화 현미경을 사용하면 손쉽게 환부의 사진을 찍어 산간오지에서도 의사한테 전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실험 시제품은 75달러(약 7만5000원)다. 그러나 대량생산을 하면 그보다 훨씬 싸질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올 여름쯤이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생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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