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로 멕시코社 내우외환-경영위기속 前회장은 잠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때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항공사로 떠오르던 멕시코의 아에로멕시코社가 내우외환으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8억1천4백만달러(약6천2백억원)였으나 적자액이 무려 매출액의 55.6%선인 4억5천3백만달러(약3천4백50억원)에 달한 것으로나타나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올들어 파산 위 기는 간신히 모면할 전망이나 경영이 언제 다시 정상화될지는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회사를 거덜낸 장본인인 프레이브와젠 前회장은 재정위기로 압박을 받고 있던 지난해 9월초 갑자기 사표를 내고줄행랑을 놓아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얼핏보면 무능한 경영인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프레이브와젠은 그러나 항공업에 손을 댄 지난 88년말 이래 美월스트리트街까지 주목하던 경영의 귀재로 손꼽히던 인물.
보험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그는 살리나스 前대통령의 권유로당시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국영항공사를 인수했다.취임후 그는 불필요한 인원을 삭감하고 정시운행률을 50%에서 90%로 높여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27%에서 40%로 끌어올리 는 빼어난 경영수완을 과시했다.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가 살리나스 前대통령의운명과 마찬가지로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단기간에 인정받고 싶었던 지나친 욕심때문.충분한 검토도 없이 고객수요가 없는 노선을 개설하거나 마구 잡이로 동업사를 인수하는 등 너무 급속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데 원인이 있다고 주변에선 입을 모으고 있다.
〈柳權夏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