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기간 길면 수익률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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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천재적인 주식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갑부 워런 버펫은 주식투자할 때 주식을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회사의 「사업」에 투자하라고 말한다.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경기가 계속 호황을 보일 것인가 등은 아예 잊어버리라고 충고한다.
버펫의 말은 시장전체의 방향이나 경기가 개별기업과 무관하다는뜻이 아니라 주가는 결국 기업의 경영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그 기업이 무엇을 하는가,그 사업의 전망이 밝은가 등에 진짜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버펫의 사무실에는 시세 단말기가 없다.단말기는 물론 신문의 시세표,저녁뉴스후 나오는 주식시세등을 일절 보지 않고 지낸다.
왜냐하면 주가를 매일 쳐다보든 쳐다보지 않든 주가가 단기변동하는 것과 관계없이 웬만한 상장회사는 영업을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本紙가 지난 75년부터 94년까지 20년동안 매월 한번씩 (편의상 주가지수를)사고 팔았다고 가정해 수수료나 거래세를 무시한 투자수익률을 산출했다.
이 기간중 월단위의 최고 수익률은 80년1월 4.4%였고 최저 수익률은 76년10월의 △1.0%였다.
〈표참조〉 월 수익률이 2%(따라서 수수료 1%를 뺀 순수익률 1%)이상된 때가 2백40개월중 28개월.그것도 대세상승기를 포함,85년 이후 단 두번에 불과했다.20년 평균은 0.8%,수수료를 계산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는 이야기다.투자기 간이 길수록 수수료를 뺀 순투자수익률은 높아졌다.특히 1년이상장기투자하면 손해는 어느 정도 제한이 되면서 최고수익률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그림참조〉 물론 주가가 89년 이후처럼 3년간 지속적으로 내릴 때엔 투자기간이 3년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투자손실을 볼수도 있다.그러나 기간이 5년으로 늘어나니까 평균은 19.7%에서 19.5%로 별 개선효과가 없으나 손실가능성은 줄어들면서(최저가 △45.5%에서 △21.7%로) 고수익 가능성은 커졌다(최고가 4백55.3%에서 6백48.5%로).사실 장기수익률은경제성장률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기간을 늘린다고 해서 무작정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단지 손실가능성이 대폭 줄어든다면 노후자금을 묻어두는 곳으로 채권이나 기타 자산보다 주식이 오히려 수익률이나 위험 양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만하다. 여하튼 버펫은 지난 88년 코카 콜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투자한 결과 93년말 주가가 네배로 뛰어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도 정보에 앞서는 기관들과 단기 승부로 맞대결하기보다는 최소한 2~3년 내다보고 지긋이 묻어두는 것이 결국 승리하는 길이다.
〈權成哲 本社전문위원.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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