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성공 위해 직언 서슴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안국포럼.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둥지를 튼 사무실이다. 이 무렵부터 이 대통령을 도운 사람들이 이른바 안국포럼 멤버다. 명함에 ‘AF(안국포럼) 002’란 식의 번호를 새길 정도로 결속력이 강했다.

4·9 총선에서 당선된 안국포럼 멤버 11명이 14일 만찬회동을 했다. 안국포럼 비서실장을 지낸 백성운(고양 일산동) 당선자가 초대하는 형식이었다.

정두언 의원을 비롯, 이춘식(비례대표)·김효재(서울 성북을)·강승규(서울 마포갑)·정태근(서울 성북갑)·조해진(밀양-창녕)·권택기(서울 광진갑)·김영우(포천-연천)·박준선(용인 기흥)·김용태(서울 양천을) 당선자가 함께했다.

이들은 두 시간여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선거 경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뜻도 모았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들은 잘못된 점도 망설이지 않고 조기에 지적해야만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잘 뒷받침해야 이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부분”이라며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직언도 서슴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들의 회동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세력화해 당내 파워그룹으로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국포럼을 함께한 경험뿐만 아니라 정 의원과 이춘식·백성운·김효재 당선자를 빼곤 모두 40∼44세란 ‘젊은 감각’도 이들을 묶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안국포럼 출신들이 청와대와 정부 곳곳에 포진해 인적 네트워크도 막강하다.

정작 당사자들은 이런 시각을 부담스러워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모임 자체를 외부에 알리지 말자”고 약속했을 정도라고 한다. 한 당선자는 “우리끼리도 생각이 너무나 달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선자는 “누군가 보자 하면 모이는 사람들이다. 함께 일하던 사이니 선거 뒤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두언 의원이 향후 친이 소장파 그룹의 좌장 역할을 할 것이란 당내의 전망에 대해 한 참석자는 “이춘식 당선자는 최연장자, 백성운 당선자는 안국포럼의 좌장 격이었다. 이날 누군가가 리더로 부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