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사세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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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국.유럽.아시아등 각 지역의 굵직한 언론매체를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 언론재벌인 호주의 루퍼트 머독.
물리적인 국경이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언론제국건설을 꿈꾸는 그의 사업확장 전략에 출판사인하퍼 콜린스사가 첨병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화제.
지난 4월 4백50만달러라는 거액의 선인세로 계약했다가 구설수에 오르자 인세계약으로 바꾸었던 뉴트 깅그리치 미국하원의장의미국사회진단서 『미국부흥』도 바로 이 출판사에서 나왔다.
새롭게 시장을 뚫어야한다든가,법조항을 피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인물을 정확히 집어내자서전등을 계약,선인세를 후하게 주는 대신 그 인물의 영향력을빌린다는 것이다.
머독의 이런 사업확장 전략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지난81년 머독은 마거릿 대처정부로부터 독점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타임스와 선데이 타임스 오브 런던을 사들였다.당시 대처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머독같은 언론재벌이 인수 하지 않을 경우 이 두 신문은 결국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 결과 머독은 영국의 전국지 상당수와 4백만 가정을 커버하는 위성방송사의 지분 40%를 소유,영국언론을 좌지우지하게 되었다.대처가 총리직을 물러난 직후 맺은 자서전 계약의 선인세는자그마치 5백25만달러였다.
하퍼 콜린스사가 지난해 덩샤오핑(鄧小平)의 전기를 출간한 것도 머독이 중국시장을 열려는 전략의 하나였다는게 중론이다.
하퍼 콜린스사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빈 술탄 왕자의자서전 출판을 계약한 것도 머독이 중동 방송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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