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 제천사과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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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충북 제천시가 북한 금강산특구에 과수원을 조성한다.

17일 제천시에 따르면 엄태영 시장 등 5명으로 구성된 북한방문단은 이날 현지에서 북한 고성군 인민위원회와 금강산특구 내 과수원 조성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 과수원은 금강산 길목에 1만평(사과 3천평, 복숭아 7천평)규모로 조성되며 기초자치단체의 영농분야 대북교류 사업으로는 처음이다.

시는 묘목과 농자재, 관수시설, 영농기술 등을 제공하고 북한측은 부지, 기반조성, 인력, 통관 및 영농지도단 방문 편의 등을 책임지기로 했다. 묘목은 4월초 보내 식재된다.

이 사업에는 약 8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예산 외에 민주평통제천시협의회와 제천새농민회도 참여해 회원 성금을 보탤 예정이다.

제천시의 대북사업은 이곳 출신 농민으로 채소재배를 위한 자동화하우스 설치 전문가인 이해극(53)씨의 역할이 컸다. 그는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무렵부터 현대아산 초청으로 이곳을 드나들며 북한 주민에게 시설재배법을 지도해왔는데, 지난 1월 엄시장 등 일행이 현지 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천과 기후와 토질이 비슷한 조건에 착안해 과수사업 아이디어를 낸 것. 이에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와 북한측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가 적극 호응해 사업안을 마련함에 따라 이날 협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제천시 관계자는 "3년 후 생산되는 사과와 복숭아는 금강산백화점 등에서 관광객 대상으로 판매되며 그 수익은 모두 북한측 몫이 될 것"이라며 "시는 대북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인데다 매년 수십만명에 이르는 관광객 대상의 제천 사과와 복숭아를 홍보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제천=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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