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금지…프랑스 테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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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테러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번에는 이슬람 조직이라고 주장하는 한 단체가 프랑스와 해외 프랑스 관련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교 여성이 머리에 쓰는 수건인 히잡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에 불만을 품어서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강력하고 현명한 알라의 종'이라고 자칭한 이슬람 단체가 16일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와 르몽드.르파리지엥 등 몇몇 신문사에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편지에는 "히잡 금지법을 통해 당신들은 정당하지 않은 이슬람 공격에 가담했다"며 "당신들은 우리 누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신앙과 다르게 살도록 지시해 이슬람의 가장 나쁜 적이 됐다"고 경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편지는 또 "지금까지 프랑스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안전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프랑스는 이미 이슬람에 대한 연합국들의 전쟁에 가담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법무부는 '강력하고 현명한 알라의 종'이라는 단체의 정체를 모르지만 편지에는 '모스바르 바라예프 특공대'가 서명했다고 전했다. 모스바르 바라예프는 2002년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정부 특공대의 진압 작전 때 숨진 체첸 반군 지도자의 이름 모프사르 바라예프를 잘못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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