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업계 출혈경쟁 장기화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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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철도차량업계의 저가입찰에 따른 출혈수주 속에서도 일부업체가 추가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제살깎기식 수주경쟁이 장기화할 우려를낳고있다.
이에따라 각 사는 해외수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북미.유럽은기술부족으로 시장접근이 어렵고 동남아.중남미 시장에선 일본업체와의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또 동남아 각국이 현지 생산비율을 의무화하고 있는데다 국내 업체간의 경쟁도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업계의 전동차 생산능력은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각 5백30량,한진중공업 2백65량등 3개업체 1천3백25량(하루 8시간 작업기준)이다.
그러나 국내전동차 수요물량은 철도청과 서울시,각 지방도시 지하철 물량을 모두 합쳐 96년 1천2백40량,97년 99량,98년 1천1백18량,99년 1천42량등 생산능력의 66%에 불과한 연평균 8백75량이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경북 상주에 2천억원을 들여 97년까지 연간 5백량,2004년까지 1천2백50량 규모로 생산설비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한진이 증설에 대비,일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최근 저가수주 경쟁에 나서 제살깎기식 저가경쟁이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경쟁업체들의 주장이다.실제로 한진은 5월말 부산지하철 2호선 전동차 2백94량에 대한 입찰에서 예산가액의 6 5%수준인 1량당 4억4백만원에 수주했다.
전동차가격은 91년 한때 1량당 7억원에 이르렀고 평균 6억원대에 형성돼 왔다.
대우중공업의 한 임원은 『91,92년 워낙 낮은 가격에 수주한 탓에 철차 3사 모두 철차부문에서 이들 물량을 생산하던 93년이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최근의 저가수주로 97년이후까지도 경영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에서도 93년 대만 지하철 입찰의 경우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등이 치열한 수주전을 편 끝에 대우가 수주했으나 저가입찰에 따른 후유증으로 이익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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