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단, 한반도 분단의 아픔 달래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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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 극단이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선 '그날 그날에'란 연극이 올라간다.북한 출신 실향민들의 아픔을 다룬 작품이다. 그런데 연출가와 배우 모두가 일본 사람이다. 공연도 일본어로 진행되고, 한국어는 자막으로 처리된다.

17일 대학로 예총회관에서 만난 연출가 이토 가쓰아키(伊藤勝昭.59)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던 역사는 너무도 가혹했다"며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일본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극단은 이름까지 '3.1회'다. 일본의 침략사를 반성하는 연극인들끼리 모여 꾸린 프로젝트 극단이다. 각기 다른 극단에 소속된 30여명의 연극인들이 모여 1년에 한 작품씩 올리고 있다. 4년 전 도쿄에서 올린 첫 공연은 '아아 제암리( , 提岩里)'였다. 3.1 독립만세운동 때 벌어진 일본군의 만행을 그린 작품이다. 극단명도 여기서 따왔다.

이토 연출가는 "일본에선 교회에 사람들을 몰아 넣고 못질을 한 뒤 불을 지른 제암리 사건을 모르는 관객이 대부분"이라며 "일본 젊은이들에겐 충격이었고,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반성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3.1회'는 두번째 작품으로 '자유의 저편'을, 세번째 작품으로 '그날 그날에'를 선택했다. 02-318-3346.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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