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에쿠스·투스카니·라세티·쎄라토 … 연내 단종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에쿠스·투스카니·쎄라토·라세티. 후속 차종에 바통을 넘겨주고 올해 안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모델들이다. 짧게는 5년, 길게는 9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단종 예정 차종들을 살펴봤다.

◇수입차와 경쟁, 에쿠스=현대자동차가 수입차와 직접 경쟁하겠다고 내놓은 차는 제네시스가 처음이 아니다. 에쿠스 역시 “BMW·벤츠와 경쟁할 최고급 초대형 승용차”라는 슬로건과 함께 1999년 4월 선보였다. 27개월 동안 52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모델이었다. 신차 발표회엔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출발도 화려했다. 에쿠스는 국내차 최초로 3년 6만㎞ 무보수 정비프로그램인 플래티넘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에쿠스를 거쳐 간 사람 중엔 명사가 많았다. 2001년에 열린 세계 3대 테너의 한·일 월드컵 기념 공연에 의전차량으로 사용됐고,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의전용으로도 쓰였다. 커튼 에어백(2002년형), 냉난방 통풍시트(2003년형), 지상파DMB(2006년형)를 국내차 중 처음 장착한 것도 에쿠스였다. 만 9년 동안 국내에서 11만여 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연말 단종되는 에쿠스 후속으로 VI(프로젝트명)를 개발 중이다.

◇스포츠카의 명맥, 투스카니=스쿠프(90년)와 티뷰론(96년)을 잇는 스포츠카. 2001년 9월 출시된 투스카니는 현대차의 ‘이미지 리딩 카’로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1세대 2.7모델에는 스포츠카의 상징인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해 도요타 셀리카보다 우수한 추월가속 성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6년 10월 출시 5년 만에 디자인을 확 바꾼 신형 투스카니가 나왔다. 속도감을 강조한 디자인의 헤드램프, 공격적인 스타일의 휠,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한 후면부 등이 특징이었다.

투스카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나갔다. 특히 ‘쿠페’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에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뒤 7년 동안 국내에선 2만5000여 대, 해외에선 25만4000여 대가 팔려 나갔다.

투스카니의 후속모델 제네시스 쿠페는 최근 뉴욕 모터쇼에서 디자인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아의 대표주자, 쎄라토=유러피언 스타일을 추구한 기아의 준중형차 쎄라토는 2003년 11월 탄생했다. CVVT 엔진을 탑재해 연비를 개선하고,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서 별 다섯 개를 얻는 등 환경과 안전 성능을 높인 모델이었다. 2004년엔 ‘쎄라토 유로’라는 이름으로 해치백을 선보였고, 2005년엔 디젤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뉴쎄라토’를 내놓으며 실내외 디자인을 대폭 바꿨다. 당시 가수 싸이가 등장한 TV광고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엔 늘어나는 여성 고객의 수요에 맞춰 해치백 모델을 ‘쎄라토 뷰티’라는 이름으로 내놓기도 했다.

쎄라토는 출시 뒤 국내에서는 8만8000여 대, 해외에서는 68만4000여 대가 팔렸다. 특히 ‘싸이라투’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기아차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자리 잡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5만8000여 대가 팔리기도 했다. 쎄라토의 뒤를 잇는 TD(프로젝트명)는 올 하반기에 나온다.

◇GM의 월드카, 라세티=스즈키 포렌자(미국), 시보레 옵트라(유럽), 뷰익 엑셀르(중국), 홀덴 비바(호주). 해외에서 팔리는 라세티의 이름들이다. 라세티는 지난해 국내차 중 전 세계로 가장 많이 수출된 차(22만 대) 1위라는 기록도 세웠다. 라세티는 180만㎞의 내구주행시험, 194회의 충돌시험 등을 거쳐 2002년 11월 출시됐다. 2005년엔 국내 최초로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OBD)를 장착하고 2006년 2월엔 디젤모델을 선보이며 변모해 왔다. 최근엔 크롬장식과 고급 편의사양을 채택한 라세티 해치백 SX 모델도 나왔다.

GM대우는 올 4분기 라세티 후속 모델 J3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준중형차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할 예정이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