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선 ‘외인구단’ 쿠데타, 한나라선 ‘영남 물갈이’ 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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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쿠데타’ ‘물갈이 폭풍’으로 막을 연 한 달간의 총선 드라마가 9일 종영된다.

시나리오도, 연출자도 없었던 한 편의 드라마는 생물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이제 유권자들과 정치권은 최종편 ‘투표와 개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총선 한 달, 최대 관심거리는 한나라당의 대세론을 통합민주당이 잠재울 수 있을지였다.

민주당의 시작은 좋았다.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지난달 4일 ‘금고형 이상자 공천 탈락’이란 가이드 라인을 내놨다. 그러면서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의원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공천 쿠데타=공천 개혁’으로 인식되면서 민주당이 박수를 받았다.

그사이 한나라당은 분란을 거듭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달 12일 당 공천과 관련, “잘못된 공천 때문에 총선이 끝나도 화합이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이 흔들거렸다. ‘강부자(강남 부자) 내각’ 파동에 이어 공천 분란까지 이어지며 여론은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한나라당은 승부수를 빼들었다. ‘영남 물갈이 폭풍’이었다.

영남 지역 공천에서 현역 의원 62명 중 27명(불출마 선언 2명 포함)을 탈락시켰다. 물갈이 비율이 43.5%에 달했다. 물갈이 대상에는 친이명박계도 포함됐다. 특히 한나라당 대선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의원 등이 탈락했다.

한나라당의 마지막 고비는 당내 소장파와 이상득 국회 부의장 사이의 갈등이었다.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진수희·이군현 의원 등이 포함된 총선 출마자 55명이 지난달 23일 “이 부의장이 불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당 안팎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이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를 제의했다는 얘기가 돌았고 당내에 긴장이 조성됐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동반 불출마를 제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태는 가까스로 진화됐다. 당 관계자는 “당시 분란이 그 정도로 수습된 게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엔 그마나 약이었다”며 “하지만 총선 후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쿠데타’ 이후 손학규(종로)·정동영(동작을)의 ‘서울 출마 카드’로 기세를 이어가려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박진(종로)과 정몽준(동작을)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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