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리눅스PC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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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의 PC 메이커인 미국 휼렛패커드(HP)가 리눅스를 운영체제(OS)로 채택한 PC를 6월부터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동시 판매한다.

HP는 "소비자들에게 여러 선택 대안을 주기 위해 리눅스 운영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요 PC 업체가 마이크로 소프트(MS)사의 '윈도'이외의 OS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HP의 결정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MS 윈도의 시장 독점에 종말을 고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리눅스는 핵심 설계 정보가 무료로 공개돼 있어 리눅스 채택 PC는 400~1500달러로 윈도를 채택한 PC보다 20~30% 싼값에 공급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MS의 윈도는 기본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고, 유상으로 공개하고 있어 제품 판매가격이 비싸지는 요인이 돼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HP는 리눅스를 적용한 PC 수개 기종을 아시아 지역에서 일제히 판매하되 첫해부터 100만대 규모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HP가 리눅스 탑재 PC의 최초 전략 지역으로 아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아시아의 경우 PC용 OS시장의 세력구도가 아직 굳어지지 않은 데다 시장도 본격적인 보급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HP가 리눅스를 기본 OS로 적용한 PC로 저가 판매에 나서게 되면 거의 모든 업체가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도시바(東芝).NEC.후지쓰(富士通) 등 대다수 업체의 경우 PC 사업의 가뜩이나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HP가 먼저 리눅스 OS를 통한 가격경쟁에 나서게 되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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