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감독명콤비>감독-가드리엘 살바토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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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할리우드 영화에 눌려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이탈리아 영화계에혜성같이 등장한 가브리엘 살바토레(45)감독.
『지중해』로 91년 이탈리아 다비드 드 도나텔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뒤 92년 아카데미와 팜 스프링 알스영화제에서 각각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땅에 떨어졌던 이탈리아 영화의 자존심을 세운 뉴 시네마의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다.
60년대 좌.우익의 충돌과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자란 살바토레 감독은 고정된 한계상황 속에서 마치 이탈자들처럼 보여지는 주인공들을 통해 현실세계를 풍자하고 있다.
밀라노 출신으로 70년에 「엘포」라는 극단을 창단,사회 부조리와 아이러니를 연극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그는 88년 첫 작품『마라케치 특급』과 두번째 작품 『여행중』에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고독한 인물들을 묘사,자신만의 고유한 영상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속 주인공들은 살짝 비틀려 있다.『지중해』에서는 그리스의 한 섬으로 파병된 뒤 한가로운 생활속에서 전쟁중이라는 사실도 잊고 안주하게 되는 병사들이 나오고 『푸에르토 에스콘디도』에서는 사기꾼이 된 고급 은행간부,살인을 저지 른 권위적인형사등이 주인공으로 나와 잊혀진 자아를 찾고 싶어하는 욕구를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속에서 틀에 박힌 억압된 현실로부터 탈출해 강렬한 색채의 자연속에서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배우가 바로 디에고 아바탄투오노(40)다.감독과 동향으로 밀라노의 「데르비 극단」에서 연기를 연마한 정통 연기파로 76년 영화계에 데뷔 한 이래 살바토레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중해』에서는 실수투성이에다 약한 동료를 괴롭히는 병사역을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펼쳤고 『푸에르토 에스콘디도』에서는 지금까지의 연기와 달리 연약하기 그지없는 출세지향적 현대인의 모습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鄭亨模기자〉 〈아바탄투오노가 출연한 살바토레의 작품〉 ▲지중해(Mediterraneo.92.SKC)▲푸에르토 에스콘디도(Puerto Escondido.93.시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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