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장 "연기금 재경부 출신이 운용 유감"

중앙일보

입력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16일 "연기금에 '모피아(MOFIA,재경부 공무원을 지칭)' 출신들이 전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게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증권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정의장은 증시 불안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36개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기금관리기본법에 문제가 있고 다음 국회에서 이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기금을 공무원들이 운용하는게 문제"라며 "한국의 경제 규모를 생각할 때 이른바 '모피아'출신들이 전문가 자리를 자치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 또는 유사조직이 운용하는 현행 체계를 전문가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정의장은 또 "미국에서 특파원할 때 보면 여유롭게 사는 은퇴자들이 주식에 돈을 넣어 놓더라"며 "증시로 돈을 유입시키기 위해 비과세 상품을 상설화하는 세제 혜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가장 큰 암초는 저희 정치"라며 "정치만 안정된다면 주가는 금방 1천 포인트가 되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의장의 방문과 함께 주가가 하락해 '정치인이 거래소를 방문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징크스가 재현됐다. 증권가에선 주가 하락을 염려해 웬만한 정치인은 거래소 방문을 꺼린다는게 통설처럼 돼 있다. 한 당직자는 "우리가 날을 잘못 골랐네"라고 말했다.

한편 동행한 이계안씨 등은 "표 잃을건 확실하고, 얻을 표는 없는 발언을 왜 하나"며 "모피아를 이렇게 조지면 어떻게 하나"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은 전광판을 보면서 "주식값 빠질때 나타나는 색깔이 한나라당 색깔 아닙니까"라며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빨리 해야 주가가 올라갈텐데…"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