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진출 商社員 영주권 취득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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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北-美수교를 앞두고 미주지역에 진출한 국내 지사.상사요원들의영주권 취득이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미주지역의 국내 지사.상사간부들중 일부가 현지영업활동편의를 위해 영주권을 취득한 사례가 있긴 했으나 최근 北-美수교가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북한시장이 개방될 경우 자유로운 내왕을 위해 파견직원 대부분에게 영주권 취득을 독려 하고 있다.
이때문에 요즘들어 외국기업체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이민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한인이민법 전문변호사를 찾는 본국 지사.상사직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본사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미국현지법인의 경우,北-美수교이후 북한과의 교역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북한우회진출 전략으로 직원들의 영주권 취득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사.상사 주재원들의 영주권 취득을 회사측에서 불쾌하게 여기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최근의 추세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으로 보인다.불과 1~2년전만 해도 상사.지사 주재원들이 영주권을 신청하면 본사측은 『눌러앉으려는 것 아니냐』며 만류하거나 본국으로 소환조치하는 사례도 많았던 것이다.
한 이민법 전문변호사는 『종전에는 대표급 간부만 영주권을 받았으나 요즘에는 본국파견직원 대부분이 영주권을 신청하고 있다』면서 『취업이민 1순위는 항상 문호가 열려있기 때문에 15개월정도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사.상사 주재원들은 여러모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기가 용이하다.
미국 이민 당국은 가족초청 이민은 가급적 제한하면서도 능력을갖춘 취업이민 신청자들에게 더욱 문호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지사.상사 간부들은 취업 이민 1순위의 대접을 받아 가장 빠른기간안에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상황이다.
본국 대기업의 한 지사원은 『지금은 대부분의 파견직원들이 영주권 취득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회사측에서도 장려하고 있어 내년께 영주권을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지역 상사지사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영주권을 취득할 경우 미국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는데 여러모로 유리하다』며앞으로 꼭 北-美수교 때문이 아니더라도 기업국제화 전략으로 영주권을 취득하는 지사직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 로 내다봤다.
이와관련,駐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 민원실은 본국 상사.지사 직원들이 영주권을 받은뒤 거주여권을 신청하는 사례가 갈수록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주권 취득에 긍정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某본국 기업지사장인 K씨는 『영주권을 취득한 직원중에는 여차할 경우 미국에 눌러앉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어 자칫 본사에 소속감을잃기 쉽다』고 우려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일원의 본국지사.상사 업체는 3백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1백여개 업체는 현지법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支社=李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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