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투자 500萬弗이상 허용의미-우리기업 對北진출 활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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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웅배(羅雄培)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23일 제주도의 전경련하계세미나에서 북한에 대한 투자규모를 5백만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한국기업들의 대북(對北)경협사업에 일대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羅부총리의 발언은 8월 10일 열리는 3차 남북쌀회담과 15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획기적인 대북평화제의를 앞두고 북한측에 보내는 화해의 선물보따리라 할 수 있다.말하자면 그동안 초급수준의 미흡한 경제교류에서 대규모 공단건설이나 통신시설.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경제협력의 場을열어 남북긴장 완화의 물꼬를 터 나겠다는 의미다.
羅부총리는 또 사회간접자본.중화학공업분야의 투자도 허용하는 쪽으로 경협을 확대하겠다는 새로운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대기업들의 대북사업 규모가 커지고 그 폭도 넓어지게 됐다.
우선 5백만달러 이하로 제한하던 투자지침을 푼 것은 북한 남포공단에 우리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대북경협의 열쇠가 되고 있다.북측은 그동안 남쪽의 경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남포공단을 건설하고 공장도 많이 지어 놓았다.기계설비는 남측기업이 가져오리라는 예상아래 공장건물만 지어 놓은 것이다. 남측의 한 파트너인 대우그룹은 섬유.신발.완구 등 각종경공업제품공장을 건설해 남포공단을 경공업제품의 우회수출기지로 만들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가방.블라우스.재킷 등 3개의 공장진출만 허용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투자규모 상향조정은 북측의 경협희망사항을 충족시키게 되고 남측기업에는 본격적인 투자계기를 마련해 주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나진.선봉뿐 아니라 청진.김책(舊성진)시 등을개발특구로 개발하려는 의지를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측으로서는 한국기업의 사회간접자본투자가 절실한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북한진출 희망기업인 삼성.쌍용.현대.LG그룹은 대북사업의욕을 새롭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원은 지난 6월 삼성.쌍용 등에 대해 이들의 진출분야가 5백만달러 이상이 투자되는 사회간접자본 사업분야라는 이유로 경협사업승인을 내 주지 않았다.삼성은 나진.선봉지역의 1천만달러규모 통신시설사업에,쌍용도 이지역의 1천만달러 규모 컨벤션센터건설을 북측과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
LG는 북한에 TV조립공장 설립을,현대그룹은 원산에 조선수리소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閔國泓.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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