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대통령 訪美에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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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이번 두번째 미국방문은 여러가지 상징적 의의와 함께 한미(韓美)간의 대북한(對北韓)공조(共助)체제의 강화및 단계적 전략협의의 귀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韓美양국이 태평양전쟁종결 50주년,6.25전 쟁 45주년이란 시점에서 지난날의 협력.우호관계를 평가하고,다가오는 21세기의 바람직한 양국관계의 발전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자체에 의미가 있다.
한미관계는 과거 지난날 한국의 일방적 의존관계에서 최근 들어대등한 협력관계로 급속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무역량을 위시해 양국간의 관계가 심화.확대될수록 양국간에는 서로간에 논의하고 타협해야할 복잡한 요소들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무역마찰이라든가 시장개방을 둘러싼 미국의 압력,북한문제에 대한 인식과 보폭(步幅)의 차이,양국국민의 서로에 대한 감정의 변화등 수시로 논의.조정.협력해야 할 많은 요소들이 나오고 있다.이런 변모하는 양국관계의 기조를 두나라 정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발전시켜나가는 회담을 일정기간마다개최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이번에 金대통령이 클린턴 美대통령과 함께 그 준공식에 참석할한국전참전기념공원은 두나라간의 혈맹관계와 한국안보의 중요성을 미국민들에게 새삼 일깨워줄 의미깊은 사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사항은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김정일(金正日)체제의 북한을 상대로한 두 나라의 협력과 공동전략이다.한국을 배제하고 미국측만을 상대하려는 북한측에 대해 지금의 정전(停戰)체제를 남북간의 평화협정체제 로 전환시키는 문제는 가장 중요한 현안(懸案)이 되고 있다.美國은 이미 金대통령의 방문에 때맞춰『韓美관계를 희생시켜가며 北.美관계개선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단순히 이런 원칙적 입장표명보다는 북한을 끌어낼 다양한 전략.전술이 이번에 깊숙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경수로문제도 원칙은 타결됐지만 구체적실천과정에서 양국이 조율(調律)해야 할 사항이 많다.
미국측은 金대통령의 방미에 이례적으로 재임중 두번째의 국빈(國賓)방문초청을 했고 상.하원합동회의 연설,명예박사학위수여 등각별한 배려를 보여주었다.우리는 이번 金대통령의 방미가 이런 각별한 의전(儀典)만큼 내실(內實)과 교감(交感 )도 알차기를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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