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中미사일훈련 대만해협이 불안하다-臺北의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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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만은 이번 중국의 미사일 발사훈련을 군사적이기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큰 단순시위용으로 애써 축소 해석하면서도 행여 대만봉쇄등과 같은 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무려 20만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대만은 단 하나의 미사일도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불안심리를 반영하듯 대만증시는 지난 19일 2백19.
5포인트(4.23%)에 이어 20일 1백40.27포인트(2.7%) 하락,19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대폭락 현상을 빚었다. 21일부터 시작된 미사일 훈련으로 이미 타이베이(臺北)~서울간 항로마저 바꾼 대만은 중국이 다음 차례엔 대만해협을 군사연습지역으로 선포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이 한발 더 나아가 대륙쪽에 가까운 진먼(金門).마쭈(馬祖)등 두 섬에 대한 봉쇄를 선언할 경우에도 이 지역에 고립된수만명의 군인과 주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중국봉쇄선을 돌파해야하는 정면대결마저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초조해진 대만외교부는 20일 대만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고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은 대륙의 경제발전에 필요한 대만경험과 자본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적극적인 유화제스처를 보이기에 이르렀다.
반면 대만군부는 요격용인 패트리어트미사일 구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부는 대만상인들에게 대륙일변도의 투자에서 탈피할 것을종용하는 보다 실제적 대응방법을 택하고 있다.
홍콩의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미사일 훈련 배경엔 리덩후이를더 이상 대화할 수 없는 대만분리독립주의자로 간주,내년 3월로예정된 대만 총통선거에 李가 아예 출마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양안(兩岸)간 긴장을 고조시켜 오는 8~9월 잇따라 개최되는국민당의 차기 총통후보 선출을 위한 黨대회에 아예 李가 선출되지 못하도록 바람을 잡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중국의 對대만 압력이 과연 대만이나 홍콩 의 우려처럼 봉쇄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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